한국 첫 우주인 탄생 2주년 맞은 이소연 박사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라는 명성 덕에 2년을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보냈습니다. 카이스트에서 연구한 성과와 우주과학자의 경험, 그리고 첫 우주인이란 유명세를 바탕으로 남들이 할 수 없는 저만의 블루오션을 찾는 것이 지금의 목표입니다.”

이소연 박사
한국 최초의 우주인 탄생 2주년을 하루 앞둔 7일 광화문의 한 레스토랑에서 만난 이소연(32) 박사는 그간의 바쁜 생활 탓에 다소 지쳐 보였지만 첫 우주인으로 한국의 우주과학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의욕과 포부는 여전했다. “항공우주연구원 소속 연구원으로, 또 과학기술 홍보대사와 학교 강의까지 하면서 하루도 쉴 날 없었죠. 어느 날 돌아보니 전공 연구분야와도 동떨어져 있고, 30~40년씩 공부한 우주과학자들을 두고 대중 앞에 홀로 나서는 것도 두려웠습니다. 체력적으로도 한계였고, 제 머리도 깡통이 된 것 같았어요.” 그가 2008년 소유스호를 타고 우주에 다녀온 후 나선 대중 강연만 135회. 각종 행사와 대중 매체에도 수백 번 출연하느라 가족도 맘 놓고 볼 수 없는 바쁜 삶을 살았다.
“답답한 마음에 지인들과 교류하고자 트위터를 시작했는데 1000명이 넘는 팔로어가 몰리더라고요. 20년 동안 쓰던 브라운관 TV를 바꿨다는 이야기에 다들 놀라워하고, 인터넷 쇼핑 같은 일상적인 이야기에 ‘우주인도 쇼핑을 하나?’하는 반응도 있었죠. 저를 남들과 다르게 여기는 데 부담이 작지 않았어요. 저한텐 오히려 트위터로 오프라 윈프리나 이외수 같은 유명인의 글을 읽는 재미가 컸습니다. 몸과 마음이 힘들 때마다 저를 위로해주는 촌철살인 같은 말들이 있었거든요.”
●“우리만의 우주기술 발전시켜야”
항우연에서 한국형 유인 우주선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그에게 “선진국처럼 막대한 비용을 들여 유인우주선을 띄울 필요가 있느냐.”고 묻자 “공부 잘하는 학생이 체육과 미술도 잘할 필요는 없는 것처럼, 수십 년 우주를 연구해온 미국과 러시아를 따라갈 게 아니라 한국이 강점을 가진 IT나 반도체 기술처럼 다른 나라가 할 수 없는 우리만의 우주기술을 발전시키는 게 중요하다.”면서 “비록 참가자 신분이었지만 우주를 경험한 자료를 계속 연구해 나중에 또 다른 기회가 왔을 때 반드시 이바지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2010-04-08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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