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초고층 마린시티 태풍·해일에 무방비

부산 초고층 마린시티 태풍·해일에 무방비

입력 2010-08-13 00:00
수정 2010-08-1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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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 건물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는 부산 해운대구 우동 마린시티(옛 수영만매립지)가 태풍과 해일에 무방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대형 태풍이나 쓰나미 발생시 대형 피해가 우려된다며 주민들이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으나 행정 당국은 방재시설을 설치하려면 거액의 예산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뒷짐만 지는 상황이다.

마린시티가 태풍.해일에 취약하다는 사실은 제4호 태풍 ‘뎬무’가 남해안에 상륙, 관통한 지난 10일과 11일 확인됐다.

태풍주의보와 해일주의보가 내려진 상황에서 태풍 파도는 길이 780m 높이 5.1m의 마린시티 앞 방파제를 넘어 주차 중인 수십대의 차량을 덮쳤다.

차량은 서로 부딪히거나 방파제와 충돌하면서 파손됐다. 해안도로는 부서진 아스팔트 조각과 보도블록 잔해물이 널브러지면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경찰은 태풍.해일로 인한 인명 피해가 우려되자 뒤늦게 마린시티 해안도로로 통하는 주요 길목을 순찰차로 막고 통행을 차단했다.

마린시티는 2003년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매미가 내습했을 때도 해일성 파도가 덮쳐 침수피해를 입었던 지역이다.

당시에는 일부에 주거시설이 자리잡아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으나 초고층 건물들이 들어선 현재 초대형 태풍이 상륙하면 큰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마린시티에 사는 김모(30.여)씨는 “소형급 태풍에도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왔는데 규모가 큰 태풍이 상륙하면 어떨지 상상도 하기 싫다.”라면서 “행정 당국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도록 지금이라고 재해예방시설 보강에 나서야 한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쓰나미가 덮치는 상황을 가정한 영화 ‘해운대’가 1천만관객을 돌파할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을 때 마린시티 주민들은 오히려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해운대구청은 지난해 100억원이 투입되는 마린시티 명품거리 조성사업과 관련한 용역을 의뢰하면서 태풍 등 자연재해로부터 마린시티를 보호할 수 있는 기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태풍.해일 방재시설을 설치하는 데 수백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임시방편으로 마린시티 해안도로 방파제의 높이를 올리고 수중에 테트라포트를 추가로 투입하는 것도 자치단체의 예산난과 해안도로변 상인들의 조망권 요구 등으로 쉽지 않은 형국이다.

해운대구청 관계자는 “기상학자들이 지구 온난화를 이유로 슈퍼 태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어 태풍.해일로부터 마린시티를 보호할 수 있는 여러가지 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라면서 “하지만 거액의 국.시비 등을 지원받아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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