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벽이 수십명 목숨 살렸다

방화벽이 수십명 목숨 살렸다

입력 2010-10-02 00:00
수정 2010-10-02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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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내 고급 주거형 오피스텔 화재에는 입주민 4명과 소방관 1명 등 5명이 연기를 흡입하거나 가벼운 화상을 입었을 뿐 사망자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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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 38층 주상복합 화재 1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마린시티 내 주상복합 건물인 우신골든스위트에서 화재로 불길이 치솟는 가운데 소방헬기가 물을 뿌리고 있다. 국제신문 제공
부산 해운대 38층 주상복합 화재
1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마린시티 내 주상복합 건물인 우신골든스위트에서 화재로 불길이 치솟는 가운데 소방헬기가 물을 뿌리고 있다.
국제신문 제공


 이번 사고가 고층 건물에 대한 화재 대응에 여러 문제점을 드러냈는데도 불구하고 이처럼 인명피해가 적었던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방당국에서 초동진화에 실패한 사이 건물 4층에서 발생한 불은 인화성 물질로 마감된 건물외벽을 타고 불과 10여분만에 38층 정상까지 번졌다.

 처음 불이난 4층과 건물 꼭대기인 38층 펜트하우스 3가구를 비롯해 그 아래 36~37층 등에는 가재도구 등 건물 일부가 불에 타 재산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천만다행으로 건물 상층부 일부를 제외하고 불길이 건물 내부로는 확산되지 않아 대형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건물내부로 번질 수 있는 불길이 차단된 이유는 뭘까.

 소방당국과 경찰은 각 층에 설치된 방화벽이 제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불이 나면 제일 무서운 것이 연기다.건물 내외부의 압력차로 생기는 ‘굴뚝효과’에 의해 유독가스가 삽시간에 확산되기 때문이다.

 각 층에 설치된 방화벽이 작동하면서 연기가 내부 통로로 스며드는 것을 최대한 차단시켜 고층에 사는 입주민들이 구조에 나선 소방대원들과 함께 비상계단을 통해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재활용품 분류장인 4층에 발생한 불은 창문을 통해 순식간에 건물외벽으로 번졌고 방화벽 기능을 한 출입문이 닫혀 불길이 내부로 번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만약 불길이 건물내부로 확산되고 유독가스까지 내부로 번졌다면 큰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면서 “119구조대도 현장에 도착해 화재초기부터 인명구조에 중점을 두고 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또 화재가 낮 시간에 발생해 가정에서 머물고 있는 사람이 적었던 것도 인명피해가 적었던 한 요인이었다.

 5층 이상부터 설치된 스프링클러는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열기가 섭씨 70도 이상되는 곳에서는 스프링클러가 작동해 물줄기를 뿜는 장면을 직접 목격했다고 밝혔다.

☞ 해운대 주상복합건물 화재…그 아찔한 순간

 그러나 화재당시 건물관리실에서 대피안내방송을 하지 않았고 화재경보기도 울리지 않아 입주민들이 소방차의 사이렌소리를 듣고 뒤늦게 대피하는 여러 문제점도 노출됐다.

 일부 입주민들은 사고발생 1시간 넘게 집에 있다가 구조에 나선 소방관이 대피하라는 말을 듣고 건물밖으로 나오기도 했다.

 불이 난 건물에는 화재발생시 주민들이 대피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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