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에 무너진 일본의 ‘피겨 자존심’

김연아에 무너진 일본의 ‘피겨 자존심’

입력 2010-02-26 00:00
수정 2010-02-2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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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퀸’ 김연아(20·고려대)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아시아 피겨 여자 싱글의 종주국을 자처해온 일본의 자존심을 꺾었다.

 김연아는 26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치러진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최고점인 150.06점을 얻어 쇼트프로그램(78.50점)을 합쳐 총점 228.56점의 역대 여자 싱글 최고점으로 감격의 금메달을 차지했다.

 김연아와 금메달 경쟁을 펼친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는 총점 205.50점으로 자신의 역대 최고점을 세웠지만 두 차례 점프 실수가 겹치며 은메달을 차지했고,일본의 또 다른 메달 후보였던 안도 미키(일본)는 188.86점으로 메달권을 벗어났다.

 김연아의 동계올림픽 우승은 1992년 알베르빌 대회에서 이토 미도리가 피겨 여자 싱글 은메달을 목에 걸면서 아시아 국가로는 사상 처음 올림픽 메달국이 됐던 일본의 자존심을 꺾을 만한 결과다.

 일본은 미도리의 은메달 이후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아라카와 시즈카가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아시아 유일의 피겨 여자 싱글 금메달 국가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남자 싱글의 다카하시 다이스케도 이번 밴쿠버 대회에서 동메달을 차지하며 역대 동계올림픽 남녀 싱글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동메달 1개 등 총 3개의 메달을 확보했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이후 아사다 마오와 안도 미키를 앞세운 일본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여자 싱글 2연패를 노렸다.

 더구나 여자 싱글 세계랭킹 20위 내에 한국은 김연아가 유일하지만 일본은 아사다(3위)와 스즈키 아키코(6위),안도(7위)를 비롯해 유카리 나카노(15위)와 수구리 후미에(17위)까지 총 5명의 선수가 포진하고 있을 정도로 탄탄한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역시 일본 피겨의 최고의 걸림돌은 김연아였다.

 김연아는 지난 24일 쇼트프로그램에서 앞서 연기를 치른 아사다가 트리플 악셀을 앞세워 자신의 시즌 베스트 점수를 달성하는 좋은 연기를 펼치면서 부담감 속에 링크에 들어갔다.

 하지만 김연아는 역시 ‘강심장’이었다.

 아사다의 점수를 확인하고 연기를 시작한 김연아는 완벽한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와 스핀 연기를 앞세워 여자 싱글 역대 최고점(78.50점)을 달성해 경쟁자들의 기를 죽였다.

 그리고 이어진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역대 최고점을 기록한 김연아는 월등한 실력과 완벽한 연기를 앞세워 신채점제(뉴저지시스템) 도입 이후 여자 싱글 사상 처음으로 220점대를 돌파하는 기적을 일궈냈다.

 아사다 역시 프리스케이팅에서 필살기인 트리플 악셀을 두 차례나 뛰었지만 격차를 극복하지 못한 채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밴쿠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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