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출구조조정 어렵더라도 해야…경제, 의도대로 가고 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급격한 엔저 상황에 대해 정부 당국이 모종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구두 경고에 나섰다.현오석 부총리는 20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기자실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최근 환율 변동이 정말로 굉장히 심하다”면서 “이럴 때는 정부가 완화하려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현 부총리는 “엔저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정부는 이를 절대 지나가는 현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현 부총리는 구체적인 조치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선물환포지션 한도 규제·외환건전성 부담금 부과·외국인채권투자자금 비과세 등 이른바 3종 세트를 강화할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해 “3종세트와 외환시장은 좀 구분돼야 할 것 같다”면서 “현재로선 추가 강화 등 대책을 보고 있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원화가 기축통화가 아닌 한 국제통화시장의 영향을 늘 받는다”고 전제하면서 “기본적으로는 기업의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정부가 시장 개입이나 3종 세트 도입 등 조치보다 엔저로 영향을 받는 수출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 등으로 초점을 유지하면서 급격한 쏠림에 대해 모종의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구두 경고로 풀이되고 있다.
이달 말 발표 예정인 공약가계부에 대해선 강력한 세출 구조조정 의지를 수차례 역설했다.
현 부총리는 “국정 과제가 새 정부의 국민에 대한 약속이고 이를 통해 우리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세출구조조정이나 세원 확충 등 약속은 반드시 실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노령화 등 재원에 대한 수요가 자꾸 늘어나기 때문에 재정건전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으므로 과거 정부와 달리 공약가계부라는 것을 이달 말쯤 국민에게 보여줄 것”이라면서 “어렵더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82조원 세출 구조조정, 53조원 세입 확충으로 135조원의 공약 재원을 마련한다는 기본 전략에 대해 “방향성에서 큰 변화는 없다”고 확인했다.
1분기에 국세 수입이 작년 동기 대비 약 8조원 덜 걷힌 데 대해선 “작년 실적이 안 좋은 것 같다”면서 “그런 부분은 이번 추경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현 부총리는 부동산 대책, 추가경정예산안, 투자 활성화 및 벤처 대책,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등 정책 패키지가 경기 회복에 효과적으로 작동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최근 주택시장이나 고용통계 등을 보면 정부가 내놓은 정책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의도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본다”면서 “정책이 차질없이 잘 집행되면 하반기에 3%, 내년에는 4% 성장률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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