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다시 장롱속 꽁꽁 숨었다

金, 다시 장롱속 꽁꽁 숨었다

입력 2014-09-04 00:00
수정 2014-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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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수지 6년 만에 적자로… 금값 1년새 36% 급락 탓

우리나라의 금 상품수지가 6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금 상품수지가 적자라는 것은 금 수출량보다 금 수입량이 더 많다는 의미다. 우리나라를 만성적인 금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올려놓은 것도, 수출국에서 다시 수입국으로 떨어뜨린 것도 모두 ‘장롱 속 금’이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비(非)화폐용 금의 상품수지는 5470만 달러(약 556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2007년(-6억 달러) 이후 6년 만이다. 비화폐용 금이란 한은이 외환보유액으로 확보해둔 물량(104.4t)을 제외하고 투자용이나 전자제품·귀금속 등을 만드는 데 쓰이는 금을 말한다. 쉽게 말해 시중에서 유통되는 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금이 거의 생산되지 않는다. LS니꼬동 등의 비철금속기업이 구리를 제련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 정도가 생산량의 전부다. 때문에 우리나라는 만성적인 금 적자국이었다. 이례적으로 금 상품수지가 반짝 흑자를 기록한 해는 1998년이다. 외환위기로 온 국민이 금 모으기 운동에 나서면서 시중에 금이 넘쳐난 덕분이다.

본격적인 흑자는 2008년부터였다. 2012년까지 내리 5년간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금값이 3배가량 폭등하자 장롱 속 금이 다시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그랬던 금이 지난해 악재를 만났다. 2012년 말 온스당 1636.3달러까지 치솟았던 금값(런던금시장협회 발표가격 기준)이 지난해 말 1171.5달러까지 떨어진 것이다. 1년 새 36%나 급락하자 금은 다시 장롱 속으로 숨어들었다. 이 여파로 올해도 금 상품수지는 지난 1~7월 1억 860만 달러 적자를 봤다. 벌써 지난 한 해 적자액의 2배다. 한은은 금값이 뛰지 않는 이상 적자 행진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2014-09-0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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