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마트 바이어 산지서 대우도 달라져
한국이 세계 랍스터 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했다. 과거 최고급 수산물이었던 랍스터가 대중화하면서 수입량이 세계 6위 수준까지 늘어났다.일본 원전의 방사능 유출 후폭풍 속에 대형마트들이 방사성 물질 오염 우려가 없는 먼거리에서 잡힌 수산물을 경쟁적으로 들여온 결과다.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6일까지 국내에 들여와 검역을 마친 랍스터는 총 2천290t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수입량 2천555t의 90% 수준으로, 본격적인 랍스터 성수기인 10∼12월 수입될 물량을 고려하면 올해도 수입량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랍스터 수입량은 2011년 914t에서 2012년 1천212t으로 급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했고, 이어 지난해는 수입물량이 전년의 2배 이상으로 폭증했다.
일본 원전 사태 이후 방사성 물질 오염 우려가 덜한 원거리 수산물 수요가 커진 가운데 대형마트들이 지난해 초부터 경쟁적으로 고급 수산물인 랍스터를 들여와 판매한데 따른 것이다.
이제는 일부 대형마트에서 마리당 1만원대 중반의 가격에 상시 판매가 될 정도로 대중화한 상태다.
<국내 랍스터 수입량>(식약처 수입수산물 검사량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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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 │2012 │2013 │2014(~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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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량(t) │914.63 │1,212.73 │2,555.61 │2,290.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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랍스터 대중화로 국제 랍스터 시장에서 한국은 이제 ‘큰 손’ 대열에 합류했다.
무역분야 민간 연구기관인 글로벌 트레이드 얼러트(GTA) 집계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1∼8월 기준) 미국산 랍스터 수입국 가운데 6번째로 수입물량이 큰 국가가 됐다.
캐나다, 이탈리아가 여전히 최다 수입국인 가운데 중국이 3위 수입국으로 부상했고, 스페인, 프랑스에 이어 한국이 홍콩과 영국을 제치고 지난해 8위에서 6위까지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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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 │2012년 │2013년 │2014년(~8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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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캐나다 │캐나다 │캐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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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탈리아 │이탈리아 │이탈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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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스페인 │스페인 │중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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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프랑스 │프랑스 │스페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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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홍콩 │중국 │프랑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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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중국 │홍콩 │한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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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영국 │영국 │홍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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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일본 │한국 │영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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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대만 │대만 │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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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스웨덴 │일본 │베트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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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따라 랍스터 수입량을 빠르게 늘려가는 대형마트의 구매 담당자들은 산지인 미국과 캐나다에서 ‘큰 손’ 대접을 받는 상황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간 60만마리를 들여와 판매한 데 이어 올해는 지금까지 70만마리, 연말까지 100만마리 이상을 팔 계획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초 바이어가 랍스터를 들여오기 위해 미국내 산지인 메인주를 방문했을 당시만해도 현지에서는 한국에서의 랍스터 성공을 반신반의하며 물량도 내주지 하지 않았다”며 “10만마리를 확보했지만 물량을 넘겨줄 때까지도 다 팔지 못할 것으로 우려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대규모로 들여온 10만마리가 품절 사태를 빚을 정도로 팔려나가면서 한국 시장의 확신이 생겼고 현지 랍스터 업체 대표가 직접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수입물량이 급증하면서 이제는 현지 업체들이 살아있는 랍스터가 최적의 상태로 국내 매장까지 전달될 수 있도록 국내 대형마트의 포장 방법과 단위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고 있으며, 현지 업체들이 한국 대형마트의 랍스터 행사 시즌을 먼저 확인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한국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중국까지 랍스터 수입물량을 늘리면서 살아있는 미국 동북부와 캐나다 등에서 랍스터를 운송하는 항공사들도 분주해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의 수입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지난해는 전년대비 120% 늘어난 4천500t을 운송했고, 올해도 지금까지 3천600t을 화물기로 들여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살아있는 상태로 랍스터를 들여오기 위해 가장 빠른 연결편을 이용하며,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화물칸의 온도도 0도에서 5도 사이로 유지한다”며 “중국으로 들어가는 물량은 국내 냉장창고에 보관했다가 보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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