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증축 리모델링 본격 개막…시장 활기 띨까

수직증축 리모델링 본격 개막…시장 활기 띨까

입력 2014-04-22 00:00
수정 2014-04-2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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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아파트 기대감에 매물 회수…평촌 등지는 잠잠리모델링 추진 단지 설계변경…건설사도 잰걸음

오는 25일부터 지은 지 15년 이상 된 아파트·연립주택 등 공동주택에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허용되면서 분당 등 일부 리모델링 추진 아파트 단지에 온기가 돌고 있다.

분당의 일부 리모델링 추진 단지는 매매 호가가 연초보다 2천만∼3천만원 가량 올랐고 매물도 거둬들이고 있다.

건설사들은 시장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전담팀을 가동하는 등 리모델링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 사업 빠른 분당 ‘기대감’, 나머지는 잠잠

22일 국토부에 따르면 개정된 법률에 따라 리모델링이 가능한 공동주택은 아파트 443만가구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총 559만1천여가구, 19만3천여동에 이른다.

앞으로 리모델링을 원하는 공동주택은 15% 내에서 가구수를 늘릴 수 있고, 15층 이상의 공동주택은 최대 3개층, 14층 이하는 최대 2개층까지 층수를 높일 수 있게 된다.

이런 호재 탓에 서울을 비롯해 분당, 일산 등 고층아파트가 밀집한 1기 신도시 지역에서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호재로 받아들이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수직증축 리모델링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한솔주공5단지는 최근 호가가 오르고 인근 부동산에 문의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은 이 단지는 현재 15층인 아파트를 18층으로 3개 층 올리고 가구수는 종전 1천156가구에서 170가구(15%)를 추가로 늘려 일반분양할 것으로 알려졌다.

단지 인근에 있는 삼환공인중개사사무소 박효민 대표는 “리모델링 사업추진에 속도가 붙으면서 투자자들의 문의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가격은 41.8㎡형 기준으로 연초보다 2천만원 정도 오른 2억7천만∼2억8천만원에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로얄공인중개사사무소 전창길 대표도 “연초보다 모든 주택형에서 가격이 2천만∼3천만원 올랐다”며 “매도자들이 앞으로 더 오르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에 물건을 거둬들이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조합설립 인가가 난 성남시 야탑동 매화공무원 1단지에 대한 관심도 높다.

15층을 18층으로 3개 층 증축하는 이 단지의 시세도 79㎡의 경우 3억3천만∼3억5천만원으로 연초보다 2천만∼3천만원 가량 올랐다.

인근 A 부동산 관계자는 “시세는 올랐지만 주인들이 내놨던 물건을 들여놓고 지켜보는 상황”이라며 “최고가를 정해놓고 임자가 나타나면 연락해달라는 매도자들이 몇몇 있고, 나머지는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분당을 제외한 나머지 단지들은 대체로 조용한 편이다.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수원 정자동 동신1∼3차의 경우 집주인들의 기대감은 높지만 투자 수요자들의 움직임은 잠잠한 편이다. 동신2차 79㎡의 경우 1억5천만원 수준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평촌신도시 일대도 ‘정중동(靜中動)’의 상태다. 중소형 주택형이 많은 호계동 목련대우·선경, 우성3단지 등이 현재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나 중대형 아파트가 끼어 있는 다른 단지들은 대체로 추이를 관망하고 있다.

호계동 한샘공인 김미진 대표는 “연초 이 일대 아파트 거래가 이뤄진 뒤 이달 들어서는 조용한 상황”이라며 “리모델링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투자 수요들이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조합 수직증축으로 설계 변경 줄이어…건설사도 ‘잰걸음’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허용되면서 기존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은 일제히 사업계획과 설계변경 등을 준비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자사가 수주한 수원 정자동 동신1∼3차, 강동구 오금동 아남아파트 등 7개 리모델링 단지에 대해 수직증축을 적용한 설계에 착수한다.

특히 오금동 아남은 리모델링 행위허가까지 받았지만 수직증축과 가구수 증가 등 바뀐 기준을 적용해 사업계획을 변경하기로 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수직 증축에 따른 가구수 증가가 가능해지면서 기존의 조합들이 새 기준에 맞춰 재설계를 요구하고 있다”며 “바뀐 기준에 따라 사업을 다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직증축으로 사업성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부 재건축 추진 단지 중에서도 리모델링 추진을 검토하는 곳이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건설사들도 사업 기회를 잡으려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쌍용건설은 기존 리모델링 아파트 준공 경험을 토대로 수직증축에 대비한 복층형·세대분리형 평면을 특허 출원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현대산업개발도 강남사업소를 중심으로 리모델링 수주를 적극 추진 중이다.

삼성물산은 영업·기술 부문으로 구성된 리모델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운영 중이다. TF에서는 시장조사와 함께 수주를 위한 단지 접촉을 늘리고 있으며 리모델링에 필요한 기술도 축적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올해 1월 강남구에서 청담 ‘래미안 로이뷰’를, 2월에는 대치 ‘래미안 하이스턴’ 아파트의 리모델링을 완료했다”며 “최근 리모델링 시공으로 관심을 갖고 문의하는 전화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리모델링 시장 상황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분위기가 좋으면 조직을 강화해 대비하는 등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림산업과 GS건설, 한화건설, SK건설 등도 리모델링 전담팀을 두고 시장 상황과 사업성 등을 면밀히 따져보고 있다.

그러나 수직증축 허용에도 불구하고 리모델링 시장이 재건축처럼 한꺼번에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리모델링의 경우 재건축과 달리 평면 구성 등에 한계가 있고 안전문제도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리모델링 사업으로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지역이 강남권이나 신도시 일부에 한정될 것이라는 점에서도 본격적으로 시장에 불을 붙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업체의 한 관계자는 “업체들이 리모델링에 대한 수요가 얼마나 되는지, 수익성이 나는 사업인지 관심 있게 지켜보는 상황”이라면서 “다만 리모델링이 재건축에 비해 크게 건축비 등의 문제로 큰 매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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