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스마트 세상/함혜리 논설위원

[길섶에서] 스마트 세상/함혜리 논설위원

입력 2010-10-06 00:00
수정 2010-10-06 00:3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번에 긴 추석연휴에 정기휴가까지 보태서 모처럼 파리에 다녀왔다. 여행의 내 동반자는 스마트폰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자메시지나 해외 로밍이야 전에 쓰던 휴대전화와 다름이 없었지만 휴대전화로 인터넷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이었다. 사진을 찍어서 바로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올리고, 이메일로 사람들과 약속을 정하거나 소식을 주고 받고, 한국에 있는 후배들과 메신저도 하면서 스마트폰이 만들어 준 새로운 세상을 만끽했다.

그런데 가끔 엉뚱한 실수를 하는 나의 버릇이 이번에도 발동한 게 문제였다. 로마에 여행을 갔다가 마지막 날 그동안 찍은 사진을 한순간에 몽땅 지워버린 것이다. 관광지 사진은 하나도 아깝지 않았지만 아시시(Assisi)의 성 다미아노 성당에서 찍은 수도사님과 수녀님의 사진이 사라진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 해맑은 미소가 너무 좋았는데…. 그냥 필름에 담았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스마트 세상이 원망스럽게 느껴진 순간이었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2010-10-06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가수 유승준의 한국비자발급 허용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가수 유승준이 한국 입국비자 발급을 거부한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세 번째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다만 이전처럼 주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이 법원 판단을 따르지 않고 비자 발급을 거부할 경우 한국 입국은 여전히 어려울 수 있다. 유승준의 한국입국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1. 허용해선 안된다
2. 이젠 허용해도 된다
3. 관심없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