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황당한 키스/최광숙 논설위원

[길섶에서] 황당한 키스/최광숙 논설위원

입력 2011-04-27 00:00
수정 2011-04-27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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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기상천외한 키스 세례를 받고 멍했다. 내 평생 그런 입맞춤은 처음. 아니, 이 세상 어느 누구도 그런 멋진 키스를 받은 여성은 없으리라. 최근 하는 짓이 귀여운 7살 개구쟁이 조카에게 “뽀뽀 좀 해 줘.”라고 졸라댔다. 처음에는 녀석이 내 부탁을 거절하는 줄 알았다. 갑자기 오른손으로 주먹질을 해댔기 때문이다.

그러더니만 내 뒤통수에 왼손을 얹더니 내 얼굴을 자기 쪽으로 확 잡아 당겼다. 그러고는 입술을 쭉 내밀어 뽀뽀를 해 주는 것이 아닌가. 한창 태권도에 쏙 빠져 있는 녀석은 팔을 뻗었다 하면 주먹질이고, 발을 들었다 하면 발차기다. 내게 날린 뽀뽀도 완전 ‘태권도식’이다.

친한 언니한테 조카의 키스 얘기를 해 줬다. “어머, 그런 터프한 키스를 받는 게 우리 여성들의 ‘로망’ 아니니?” 하며 파안대소한다. 며칠 전 여동생이 그 녀석에게 이모를 사랑하느냐고 물었더니만 안 사랑한단다. 박력 있는 키스로 나를 사로잡아 놓더니만 이젠 외면한다. 이래저래 내 애간장을 태우는 귀여운 남자(?)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2011-04-27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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