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이세돌/김균미 대기자

[길섶에서] 이세돌/김균미 대기자

김균미 기자
입력 2019-12-19 17:26
수정 2019-12-20 03:3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24년 바둑 인생을 마감하는 은퇴 대국을 치르고 있다. 인공지능(AI) ‘한돌’을 상대로. 2016년 3월 구글의 AI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1승 4패를 기록했던 이세돌은 지난 18일 제1국에서 2점을 깔고 둬 한돌에게 첫 승을 거뒀지만, 19일 호선으로 치러진 2국에서는 졌다. 그렇다고 ‘알파고에 1승한 유일한 인간’이라는 타이틀이 달라지진 않는다.

바둑을 둘 줄 모른다. ‘신의 한 수’가 된 78수라는 해설도 이해하지 못한다. 대신 가슴에 와서 콕 박힌 이세돌 9단의 말 한마디가 묵직하다. 이세돌은 은퇴 기념 대국이 열리기 전날 녹화한 한 방송 토크쇼에서 “바둑을 7살에 배웠는데, 예술로 배웠어요. 바둑을 둘이 만들어 가는 작품으로 배웠어요”라고 했다. 그런데 AI와의 대결은 전혀 달랐다.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우리끼리 잘한다고 해서 이게 큰 의미가 있나” 싶었고, 은퇴를 결심하는 계기가 됐다고 고백했다.

그런 그가 은퇴 대국 상대로 왜 AI를 택했을까. 동료 바둑기사에게 부탁하려니 상대가 부담스러울 것 같았단다. 한돌과의 대결은 본인에게도 부담이 덜했다지만 아직은 AI가 범접할 수 없는 인간의 고유 영역이 남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kmkim@seoul.co.kr

2019-12-20 2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가수 유승준의 한국비자발급 허용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가수 유승준이 한국 입국비자 발급을 거부한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세 번째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다만 이전처럼 주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이 법원 판단을 따르지 않고 비자 발급을 거부할 경우 한국 입국은 여전히 어려울 수 있다. 유승준의 한국입국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1. 허용해선 안된다
2. 이젠 허용해도 된다
3. 관심없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