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생필품의 변천/이지운 논설위원

[길섶에서] 생필품의 변천/이지운 논설위원

이지운 기자
입력 2020-02-25 23:40
수정 2020-02-26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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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보니 “생필품 목록을 알려 달라”는 글들이 있다. 아니, 생필품(生必品)은 글자 그대로 아닌가 하다가도 생각을 고쳐 먹게 된다. “유학 가는 친구가 뭘 필요로 할지 모르겠다”고 한다. ‘일상에 반드시 있어야 할 물품’은 저마다 사정과 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고전적 의미에서라면 ‘사재기’ 목록에서 금방 찾을 수 있겠다. 쌀이든, 특정 작물이든 쌓아 두었다가 되팔아 큰 차익을 챙길 수 있는 것들이 대표 품목들이다. 다만 사재기도 시대와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요즘은 공급이 넘쳐나는 데다 클릭 한 번이면 집 앞까지 가져다주니 과거의 ‘광풍’과는 양상도 많이 다르다.

출근길 서둘러 집에서 나온 발걸음을 ‘반드시’ 되돌릴 만한 게 있다면 단연 휴대폰일 것이다. 너무 시급한 상황이라면 가끔 지갑은 예외일 수 있다. 휴대폰은 실로 일상에 한순간이라도 놓기 어려운 존재가 됐다.

출근길 발걸음을 돌렸다. 잠시 고민했지만, 마스크 없이 지하철을 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어느덧 마스크가 사재기의 반열에 올랐다. 수급과 관리에 정부가 골머리를 썩일 만큼의 존재감을 갖게 된 것이다. ‘마스크 안보’라는 이도 있다.

역사에서 위로를 얻는 요즘이다. 사재기는 때가 되면 사그라든다. 반드시.

jj@seoul.co.kr
2020-02-26 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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