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노는 없어요, ‘캐나디아노’만 있을 뿐

아메리카노는 없어요, ‘캐나디아노’만 있을 뿐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5-02-27 18:12
수정 2025-02-28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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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관세 전쟁 여파 반미 폭발
커피 메뉴 개명·불매운동 등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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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한 커피숍이 메뉴판 내 ‘아메리카노’(Americano) 명칭을 ‘캐나디아노’(Canadiano)로 고쳐 놓은 모습. 캐나다 CTV 캡처
캐나다의 한 커피숍이 메뉴판 내 ‘아메리카노’(Americano) 명칭을 ‘캐나디아노’(Canadiano)로 고쳐 놓은 모습.
캐나다 CTV 캡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 선포로 미국과의 갈등이 극에 달한 캐나다에서 일부 카페들이 ‘아메리카노’(Americano) 커피 명칭을 ‘캐나디아노’(Canadiano)로 바꾸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발 때문이다.

캐나다 경제수도 토론토의 ‘카페 벨렘’은 최근 메뉴판에서 아메리카노를 지우고 캐나디아노로 적었다. 카페 주인 윌리엄 올리베이라는 “지금 당장 우리나라를 지지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었다”며 “다른 나라에 괴롭힘당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토론토만 해도 이 카페를 비롯해 ‘르 쁘띠 페인’ 등이 ‘캐나디아노 운동’에 동참했으며 점점 더 많은 카페가 합류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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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한 커피숍도 ‘아메리카노’ 표기가 잘못됐다는 듯 줄을 긋고 ‘캐나디아노’로 새로 적은 메뉴판을 선보였다. X 캡처
캐나다의 한 커피숍도 ‘아메리카노’ 표기가 잘못됐다는 듯 줄을 긋고 ‘캐나디아노’로 새로 적은 메뉴판을 선보였다.
X 캡처


이달 초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 본사를 둔 카페 체인 ‘키킹호스’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아메리카노를 캐나디아노로 바꿔 부르자”고 촉구한 것이 발단이 됐다. 키킹호스는 이미 16년 전부터 자사 아메리카노 커피를 캐나디아노로 불러 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마약·이민자 문제 등을 이유로 오랜 우방이자 최대 교역국인 캐나다에 관세 전쟁을 선포했다. 이달 4일부터 캐나다산 제품에 ‘25% 관세’를 매기겠다고 엄포를 놨다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요청에 따라 시행을 한 달간 연기하고 협상을 이어 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가 관세를 피하려면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하라”고 말했고, 트뤼도 총리를 ‘주지사’로 불렀다. 자존심이 상한 캐나다 국민들은 미국 여행을 취소하거나 미국산 제품 구매를 거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캐나디아노 운동도 이런 맥락에서 펼쳐지고 있다.

다만 이런 제안은 일부에서 반발을 부르고 있다. 아메리카노라는 명칭의 유래를 생각하면 ‘개명’이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다. 아메리카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에 주둔한 미군이 현지 에스프레소 커피가 너무 진하다고 물을 섞어 마신 데서 유래됐다. 이 때문에 상당수 유럽인은 아메리카노라는 이름에 ‘커피를 마실 줄 모르는 사람’이라는 조롱의 뜻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2025-02-2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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