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브렉시트 계획 결의안 부결…또다시 메이 협상력 약화

英 브렉시트 계획 결의안 부결…또다시 메이 협상력 약화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19-02-15 17:16
수정 2019-02-1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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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노딜 가능성 반대...27일 또 제출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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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하원의원들이 14일(현지시간) 런던 의회 의사당에서 테리사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정부 계획안에 대한 투표를 하고 있다. 런던 EPA 연합뉴스
영국 하원의원들이 14일(현지시간) 런던 의회 의사당에서 테리사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정부 계획안에 대한 투표를 하고 있다.
런던 EPA 연합뉴스
영국 하원이 기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합의안을 고치기 위해 EU와 교섭을 이어가겠다는 테리사 메이 총리의 결의안을 14일(현지시간) 부결시켰다.

BBC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하원은 정부의 브렉시트 계획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해 찬성 258표 대 반대 303표로 부결시켰다. 정부 결의안은 ‘안전 장치’(백스톱)를 포함해 의회가 정부의 브렉시트 협상 전략을 지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앞서 영국과 EU는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하드보더’(국경에서 통행·통관 절차를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해 영국이 EU 관세동맹에 남는 안전정치에 합의했다. 브렉시트 강경론자 67명은 정부 결의안이 영국이 EU와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한 채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를 배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기권을 택했다. 이들 강경파는 “영국이 노딜 브렉시트로 가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번창할 수 있는 만큼 노딜 브렉시트를 불사하겠다는 모습을 보여야 EU와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제 1야당인 노동당은 노딜 브렉시트를 선택지에서 배제하고 질서 있는 탈퇴 절차를 밟도록 요구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스코틀랜드국민당(SNP), 자유민주당 등도 여기에 합류했다.

하원은 이날 메이 총리가 내놓은 결의안 외에도 브렉시트 시한을 최소 3개월 연장하자는 스코틀랜드국민당의 수정안도 거부했다. 노동당 의원 다수가 반대표를 던졌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정부가 계속해서 의회를 무시하고 있는 가운데, 일관성 있는 계획 없이 (브렉시트가 예정된) 3월 29일을 기다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노동당이 제출한 수정안 또한 부결됐다. 이 수정안에는 오는 27일까지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2차 승인투표를 열거나 더이상 EU와 합의가 불가능하다고 선언하고, 하원이 투표를 통해 향후 조치를 결정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번 표결은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않기 때문에 메이 총리는 EU와의 재협상을 계속할 예정이다. 다만 EU와의 협상력을 포함한 메이 총리의 정치 생명에는 타격이 된다. BBC는 메이 총리가 2016년 총리직에 오른 이래 벌써 10번의 패배를 맛봤다고 전했다.

메이 총리는 오는 26일까지 최대 쟁점인 안전장치) 조항을 중심으로 EU와 재합의를 시도하고 27일 수정 합의안을 의회에 상정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EU는 메이 총리와의 협상에 냉소적이어서 타결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 메이 총리는 이달 말까지 EU와의 합의에 실패하면 앞으로의 계획 등을 포함한 결의안을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브렉시트 시한이 불과 한 달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노딜 브렉시트나 브렉시트 찬반 여부를 다시 판가름할 제2 국민투표 개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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