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한국사 국정→검정 전환 후 北인물 서술 늘어”

“고교 한국사 국정→검정 전환 후 北인물 서술 늘어”

입력 2015-10-11 10:41
수정 2015-10-1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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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차 교육과정·작년 교과서 비교…”최다 등장인물 세종→이승만”

국정교과서였던 7차 교육과정 국사 교과서와 검정으로 전환된 후 한국사 교과서 3종 속 인물을 비교한 결과 김일성 등 북한 인물에 관한 서술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학계에 따르면 한양대 교육대학원 역사교육전공 권민주 씨는 지난 8월 통과한 석사학위 논문 ‘고등학교 한국사 국정교과서와 검정교과서의 수록인물 분석’에서 7차 교육과정 국사 교과서(국정)와 지난해 가장 많이 채택된 검정 교과서 3종(미래엔·비상·천재)의 등장인물을 비교·분석했다.

국사 교과서는 유신체제 이후 전면 국정으로 발행되다가 2003년 8월 시행된 7차 교육과정부터 중학교와 고교 1학년 국사는 국정, 고교 2·3학년 사회탐구 선택과목은 검정으로 발행하도록 바뀌었다. 완전 검정제가 시행된 것은 2010년부터다.

논문은 국정교과서와 검정교과서 3종의 등장인물 횟수를 비교해보니 국정은 ‘세종’이 12회로 가장 많은 데 비해 검정은 3종 모두 ‘이승만’(미래엔 27회·비상 37회·천재 24회)이 최다 등장했다고 밝혔다.

검정 전환 후 또 하나의 특징은 북한 인물의 등장횟수가 매우 늘어난 것이다.

국정은 ‘김일성’에 관한 언급이 4회에 불과했지만, 검정에서는 3종 모두 10회가 서술됐다.

권 석사는 “국정교과서에서도 김일성, 김정일 등 북한 관련 인물이 수록돼 있지만, 검정에서 이들에 대한 서술이 더욱 활발하게 이뤄졌다”며 “국정보다 검정에서 북한 관련 내용의 비중이 증가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시기별로는 국정은 근세, 검정은 근대 인물의 등장횟수가 많았다.

국정은 전체 인물 등장횟수 중 가장 많은 36.8%가 근세 인물이었지만, 검정은 근대의 비율(미래엔 25.2%·비상 21.7%·천재 22.6%)이 더 높았다.

7차 교육과정 당시 ‘국사’·’근현대사’로 나뉘었던 것이 2009년 개정판 교육과정 이후 ‘한국사’로 통합되면서 근세 비중이 줄어든 대신 근현대사 비중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검정은 국정보다 상대적으로 정치사 분량 및 등장인물 비중이 커진 것도 주목할 점이다.

국정은 전체 분량 대비 정치사 비중이 31.2%였지만, 검정은 평균 65.4%로 34.2%포인트 늘었다. 등장인물 비중은 52.4%에서 71.9%로 19.5%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경제사 분량은 10.3%포인트, 등장인물 비중은 0.1%포인트 감소했다.

사회사와 문화사도 분량은 각각 10.7%포인트·14.1%포인트, 등장인물 비중은 각각 2.9%포인트·16.4%포인트 줄었다.

권 석사는 “검정교과서 발행체제로 전환되면서 정치사에 대한 비중이 더욱 증가하고 경제사·사회사·문화사 비중은 감소했다”며 “그러나 이는 경제사·사회사·문화사를 강조해 편찬하라는 ‘고교 한국사 교과서 편찬기준’에 어긋나는 서술”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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