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발을 당당하게 편 붉은 말은 두 눈을 힘껏 치켜들었다. 코에서는 뜨겁고 세찬 바람이 나올 듯하다. 그 위에 올라탄 장수 김유신이 창을 든 오른손을 힘껏 치켜들었다. 머리카락과 옷자락이 바람에 뜨겁고 세차게 나부낀다. 강하면서도 섬세한 붓 터치, 수묵의 농도 조절이 더할 나위 없다. 붓이 주는 매력을 한껏 살린 그림은 가히 압도적이다. 만화의 한 컷이라 하기엔 아쉬울 정도다. 신간 ‘붉은 말’은 ‘장길산’, ‘싸울아비’ 등 역사 만화 거장 백성민 화백이 낸 이야기 그림집이다. 네이버 웹툰 한국만화 거장 전에서 2013년 선보였던 ‘붉은 말’과 2016년 냈던 ‘고래’를 비롯해 ‘쇠뿔이와 개똥이’ 등 모두 23편을 실었다. 신화와 전설, 전래동화 등에서 가져온 소재를 백 화백이 재해석했다. 민초의 삶을 꾸준히 그려 온 그답게 정겹고 소소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무엇보다 붓의 매력을 한껏 살린 그림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감탄을 자아낸다. 한 컷 한 컷이 작품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수준 높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8-08-10 3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가수 유승준이 한국 입국비자 발급을 거부한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세 번째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다만 이전처럼 주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이 법원 판단을 따르지 않고 비자 발급을 거부할 경우 한국 입국은 여전히 어려울 수 있다. 유승준의 한국입국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