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책속 이미지] ‘변기’가 예술품…삶·작품 경계 깬 그 예술가의 세계

[그 책속 이미지] ‘변기’가 예술품…삶·작품 경계 깬 그 예술가의 세계

김기중 기자
김기중 기자
입력 2019-07-18 18:06
수정 2019-07-19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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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 뒤샹/김광우 지음/미술문화/344쪽/2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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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노출 기법으로 앞모습과 옆모습을 겹쳐 찍은 노인의 얼굴. 사진작가 빅터 옵샤츠가 1953년 찍은 사진으로, 사진 속 인물은 전위 미술의 선구자 마르셀 뒤샹(1887~1968)이다.

뒤샹은 난해하고 과격한 예술가로 알려졌다. 가장 유명한 작품 ‘샘’이 대표적인 사례다. 뉴욕의 한 전시장에 직접 사인한 변기를 출품한 그는 “일상용품과 예술품의 경계는 없다”고 선언했다. 걸상 위에 자전거 바퀴를 거꾸로 부착하고, 포도주병을 씻어 말리는 병걸이를 미술품이라 소개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복제품에 콧수염을 그려 넣기도 했다. 기성품을 의미하는 ‘레디메이드’(ready-made)를 미술품과 동등하게 취급하며 미술의 개념마저 재정의했다.

신간 ‘마르셀 뒤샹’은 뒤샹의 삶과 작품세계를 중심으로 주변 예술가를 함께 소개한다. 파리를 중심으로 성행한 모더니즘을 거부하고 뉴욕으로 간 이유라든가, 그가 왜 체스를 좋아했는지 알 수 있다. 책을 읽고 나면 이중노출로 만들어낸 뒤샹의 얼굴은 그가 평생 추구했던 ‘아이러니’ 미학을 나타낸다는 사실에 무릎을 칠 것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9-07-19 3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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