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의 말춤 “카이스트를 소통 스타일로”

총장의 말춤 “카이스트를 소통 스타일로”

입력 2013-04-06 00:00
수정 2013-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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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행사 함께” 학생 요청, 강성모 총장 흔쾌히 동참

“안녕하세요 총장님. 바이오 및 뇌공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학부생 반병현(22)이라고 합니다. (중략)학부 총학생회에서 학생들의 애교심을 증진시키고 학교생활의 재미를 더해 줄 수 있는 복지이벤트인 ‘포토엑스’를 진행 중입니다. 혹시 괜찮으시다면 작년 한 해 동안 화제가 되었던 싸이의 말춤을 같이 춰 주실 수 있으신지요.”

4일 새벽 1시 40분. 강성모(오른쪽)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에게 도착한 메일 내용이다. 메일을 보낸 반씨도 “별로 기대하지 않았다”고 말할 정도로 황당한 부탁이었다. 두 시간 뒤 반씨에게 답장이 도착했다. 강 총장은 “아주 재미있는 제안을 해 주었군요. 싸이춤을 못추나 재미있는 행사이니 아내와 함께 참가할 의향이 있습니다”라고 화답했다.

5일 오전 10시, KAIST 총장실에서 강 총장과 반씨가 만났다. 강 총장은 반씨의 동작 하나하나를 따라하며 10분 넘게 같이 춤을 췄다. 홍보실 직원도 없는, 순수하게 학생의 요청을 들어주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강 총장의 부인은 다른 일정으로 불참, 노부부가 함께 말춤을 추는 장면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70에 가까운 몸으로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강 총장은 시종일관 웃는 얼굴로 최선을 다했다. 반씨는 촬영한 동영상을 ‘KAIST 총장님 귀요미’라는 제목으로 유튜브와 페이스북에 올렸다.

반씨는 “학교생활이나 영어수업이 어렵지 않으냐는 등 여러 가지 질문을 하셨다”면서 “소통을 강조하는 총장님이 말로만이 아니라 정말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강 총장은 미국 캘리포니아 머시드대 총장 재직 시절 학생 및 교수와의 소통을 강조하면서 미국 대학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총장실을 개방해 학생들이 자유롭게 드나들게 하는 등 소통을 실천으로 보여 주면서 ‘부드러운 캡틴’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KAIST에서도 강 총장의 스킨십은 계속되고 있다. 전임 서남표 총장 퇴임 과정에서 극에 달한 조직 내 불신과 반목을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취임 첫날부터 학생대표들과 미팅을 가졌고 지난달 말에는 교수, 학생 등 구성원 모두가 참석하는 ‘핵심가치 제정위원회’를 꾸렸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2013-04-06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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