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문재인, 오전에 수차례 통화…당내 상황 협의”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 선정을 두고 당내 혼선이 거듭되는 가운데 경남 양산 자택에 머물던 문재인 전 대표가 22일 급거 상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11시로 예정됐던 비상대책위원회가 오후 3시로 연기되면서 김종인 전 대표의 사퇴설까지 언급되는 상황에서, 문 전 대표가 김 대표를 직접 만나 당무복귀를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 측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연 후 양산 자택으로 돌아가지 않고 서울로 향했다.

한 관계자는 “문 전 대표가 서울로 올라와 김 대표를 면담할 것으로 안다”며 “김 대표가 이번 비례대표 선정 과정에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만큼 문 전 대표가 직접 만나며 최대한 예우를 해주는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고 전했다.

문 전 대표 측의 다른 인사는 문 전 대표의 출발 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대표의 사퇴설 때문에 상경을 고민하느냐”는 질문에 “그것 때문에 고민 중이다. 그것 말고는 올라갈 이유가 없잖나”라고 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김 대표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어 비례대표 공천 파문 등 당내 상황에 대해 협의하면서 김 대표의 당무 복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비례 공천 과정에서 “비례 2번을 달기 위해 노욕을 부리고 있다”는 비판론이 제기된 것에 모욕감을 느꼈으며, 이 과정에 친노(친노무현) 진영이 노골적으로 개입했다는 강한 불만을 갖고 있다는 것이 김 대표 측 전언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문 전 대표가 전화 통화로 오해가 풀리거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직접 상경한 것 아닌가 싶다”며 “최종 회동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지켜봐야겠다”고 말했다.

앞서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창원시청 기자회견에서 김 대표의 비례대표 2번 배정에 대해 “제가 당 대표를 계속했더라도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를 상위 순번으로 모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말 어려운 시기에 김종인 대표를 선대위원장, 비대위원장으로 모셔왔고 그 어려운 시기에 당을 맡아서 잘 추슬렀고 우리당이 빠르게 안정됐다”며 “김종인 대표에게 마땅히 예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