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30분간 날선 공방…당초 예상깨고 1차 투표서 정진석 과반 득표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20대 국회 첫 원내사령탑을 뽑기 위해 3일 오후 2시 열린 당선인 총회는 2시간 30여분간 시종 긴장된 분위기속에서 진행됐다.원내대표 후보인 정진석·나경원·유기준 당선인과 각 후보의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들은 합동토론회에서 여소야대 국회라는 어려운 정치환경이 조성된 20대 국회에서 집권여당으로서 국회운영과 정국을 주도하기 위한 복안을 제시하며 치열한 기싸움을 벌였다.
특히 총선 참패 요인으로 지목된 계파 문제를 둘러싸고는 후보들간에 날선 발언이 오가며 신경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원내대표 후보가 3명인 데다 정진석-나경원 후보 간 치열한 접전이 예상돼 당초 엔 결선투표까지 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았으나 투표 결과 정 후보가 1차에서 과반득표를 얻으며 예상외로 싱겁게 끝났다.
투표에 앞서 진행된 토론회에선 후보간 양보없는 공방이 이어졌다.
질문 순서상 먼저 포문을 연 건 나경원 후보였다.
나 후보는 유기준 후보에게 “친박(친박근혜)계의 아주 대표적인 분이었는데 친박이 아니라고 했다”면서 “이번 선거에서 어떻게 계파주의가 청산돼야 하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이에 유 후보는 “제가 친박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이번 공천파동으로 인해 새누리당이 국민으로부터 멀어졌음을 철저히 경험했기 때문에 이 부분(계파갈등)을 청산하지 않으면 당에 미래가 없고 정권 재창출은 물 건너는 것”이라며 ‘탈(脫)계파’ 의지를 거듭 밝혔다.
이어 질문에 나선 정 후보도 나 후보에게 계파 관련 문제를 제기했다.
정 후보는 “자꾸 계파갈등을 절제하고 자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나 후보가) 계파 프레임으로 선거에 임하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공격했다.
이에 나 후보는 “계파 프레임을 말씀하셨는데 총선 패배는 고질적인 계파 정치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저는 총선 후 첫 그림이 될 원내대표 경선에서 (계파 프레임에서 벗어난) 새로운 그림을 보여야 했기 때문에 이 자리에 선 것”이라 응수했다.
정 후보는 나 후보에 이어 유 후보에게도 다시한번 친박 계파문제를 꺼냈다.
정 후보는 “(앞서) ‘내가 친박인 걸 부인하지 않겠다’고 말했는데 이 문제를 정확하게 규정해달라”고 요청했고, 유 후보는 “탈계보를 하자는 절실한 심정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 당이 계속 계파갈등으로 총선뿐 아니라 차기 대권도 물 건너 갈 것”이라 호소했다.
이날 합동토론회에서는 질문순서에서도 견제심리가 반영됐다.
원내대표 후보자의 질문순서가 유기준·나경원·정진석 후보였는데, 유·나 후보 모두 정 후보에게 첫 질문을 던졌고, 정 후보는 나 후보에게 먼저 질문했다.
원내대표 후보들이 정해진 답변시간을 넘겨가며 열변을 토하는 바람에 합동토론회는 애초 예정된 시간보다 약 30분간 더 진행됐다.
토론회가 길어질수록 좌석에 놓인 후보들의 선거공보물을 집어들고 부채질을 하는 당선인들이 많아지는 등 장내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한편 당선인총회에 김무성 대표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나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과 서청원 최고위원은 각각 총회 중반부와 후반부에 조용히 모습을 드러냈다.
투표에는 전체 당선인 122명 가운데 김 대표와 부친상을 당한 하태경 의원, 그리고 김용태 의원 등 3명을 제외한 119명이 참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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