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이 만든 반기문·이해찬 뉴욕회동 불발

‘불신’이 만든 반기문·이해찬 뉴욕회동 불발

안석 기자
안석 기자
입력 2016-06-08 23:12
수정 2016-06-09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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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측 “비공개 성격 변화돼 취소” 누가 먼저 요청했는지도 엇갈려

내년 대선 앞두고 앙금만 재확인

반기문(왼쪽) 유엔 사무총장과 친노(친노무현)계 좌장인 이해찬(오른쪽) 의원의 회동이 8일 전격 취소됐다. 노무현재단 측은 이날 “당초 비공개로 차 한잔 하기로 한 만남의 성격이 변화돼 최종적으로 면담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반 총장과 이 의원은 9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만나기로 했지만 이 같은 일정이 사전에 알려지며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됐다. 일각에서는 참여정부 시절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내다 유엔 사무총장 자리까지 오른 반 총장이 대권 도전을 시사한 뒤 소원해진 친노계와의 관계 복원을 시도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회동이 불발된 표면적인 이유는 언론에 회동을 공개할지 여부와 면담을 누가 먼저 요청했는지를 두고 말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이 의원 측은 반 총장이 먼저 회동을 요청했고 비공개로 만나기로 했다고 전했지만 유엔 측은 이 의원의 요청에 따라 만나는 것이라며 정반대로 주장했다.

이번 회동이 불발되며 양측은 앙금만 거듭 확인한 꼴이 됐다. 앞서 이 의원은 “갈등이 심한 정치에 외교관 캐릭터는 맞지 않는다. 정치는 돌다리가 없어도, 물에 빠지면서도 건너가야 하는데 외교관은 돌다리를 두드리고도 안 건너간다”며 반 총장의 대권 도전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며 신경전을 벌였다.

이 의원으로서는 이번 회동이 자칫 반 총장만 더 부각시키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자체 판단한 것으로도 분석된다. 친노계 유력 주자인 문재인 전 의원과 내년 대권을 놓고 경쟁할 수도 있는 반 총장이 이 의원과 만난다면 자칫 진영을 아우르는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16-06-0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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