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인으로 주총 참여한 채이배 의원
조 회장 기업가치 25% 8000억 손실 끼쳐전횡적 경영 막으려면 기관의 견제 필요
해외 연기금도 갑질·불법 심각하게 인식
국민연금 독립성 보장·금융 전문가 영입
스튜어드십코드 제도적 장치도 마련해야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이 28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대한항공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에 반대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조 회장의 연임을 반대한 이유는.
“한진해운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약 8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끼쳤는데 이는 기업가치의 25%가 넘는 금액이다. 회사 재무부실에 심각한 책임이 있는 만큼 재선임은 안 된다고 한 것이다.”
-조 회장이 미등기 회장으로 경영을 계속할 수 있다고 한다.
“경영에 참여하지 말라는 주주의 뜻을 무시하는 처사다. 계속 고집을 부린다면 경영권을 박탈할 정도의 액션까지 취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국민연금이 연임안 부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국민연금은 꾸준히 의결권 행사를 해 왔는데 이번에는 스튜어드십코드 때문에 이슈가 많이 됐다. 지금은 의결권 정도만 행사하고 있는데 앞으로 주주제안, 이사 해임 청구권 행사, 손해 배상 소송 등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해외 연기금도 이번엔 반대 입장을 냈다.
“조 회장 일가의 갑질과 불법 문제가 심각하다고 본 것이다. 기관투자가나 해외 연기금이 주주행동주의를 표방하는 것도 아닌데 이번엔 조 회장에게 최소한의 이사 자격도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스튜어드십코드 확대에 따른 부작용은 없나.
“재계는 정부 기관이 경영에 너무 적극적으로 관여하면 결국 기업이 정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하는데 다른 기관이나 일반 투자자가 지켜보는 상황에서 이런 식의 ‘기업 길들이기’는 어렵다. 단 국민연금을 아예 별도 기관으로 독립시키고 기금운용본부 위원에 정부 인사가 아닌 금융권 전문가를 더 많이 넣는 제도적 장치는 마련할 필요가 있다.”
-자유한국당은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를 5% 이내로 제한하는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정치로 따지면 한국당에 반대하는 국민은 투표를 하지 말라는 말과 같다. 경제민주화 측면에서 봤을 때 주주는 유권자인데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겠다는 발상은 말이 안 된다.”
-우리나라 대기업의 갑질 문화가 생긴 이유는.
“그동안 우리 국민은 주주권 행사에 너무 소극적이었다. 재벌이 불과 4~5%의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경영하고 있는데 이를 막으려면 주주들이 의결권 행사에 적극 참여하고 기관투자가도 스튜어드십코드를 통해 견제를 해야 한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2019-03-2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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