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주주 뜻 무시하고 우회적 경영 땐 퇴출 액션 취해야”

“조양호, 주주 뜻 무시하고 우회적 경영 땐 퇴출 액션 취해야”

이근홍 기자
입력 2019-03-28 23:28
수정 2019-03-29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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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인으로 주총 참여한 채이배 의원

조 회장 기업가치 25% 8000억 손실 끼쳐
전횡적 경영 막으려면 기관의 견제 필요
해외 연기금도 갑질·불법 심각하게 인식
국민연금 독립성 보장·금융 전문가 영입
스튜어드십코드 제도적 장치도 마련해야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이 28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대한항공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에 반대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이 28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대한항공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에 반대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 27일 주주 대리인 자격으로 대한항공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에 반대했다. 이어진 표결에서 조 회장 연임안은 국민연금과 외국인, 소액주주 등의 반대로 부결됐다. 그는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관투자가나 해외 연기금 등이 이번엔 조 회장에게 ‘최소한의 이사 자격도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채 의원은 “재벌 총수의 전횡적 경영을 막으려면 스튜어드십코드를 통한 기관투자가의 견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채 의원은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영향을 받았다. 좋은기업지배연구소와 경제개혁연구소에서 연구위원으로 일했다.

-조 회장의 연임을 반대한 이유는.

“한진해운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약 8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끼쳤는데 이는 기업가치의 25%가 넘는 금액이다. 회사 재무부실에 심각한 책임이 있는 만큼 재선임은 안 된다고 한 것이다.”

-조 회장이 미등기 회장으로 경영을 계속할 수 있다고 한다.

“경영에 참여하지 말라는 주주의 뜻을 무시하는 처사다. 계속 고집을 부린다면 경영권을 박탈할 정도의 액션까지 취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국민연금이 연임안 부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국민연금은 꾸준히 의결권 행사를 해 왔는데 이번에는 스튜어드십코드 때문에 이슈가 많이 됐다. 지금은 의결권 정도만 행사하고 있는데 앞으로 주주제안, 이사 해임 청구권 행사, 손해 배상 소송 등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해외 연기금도 이번엔 반대 입장을 냈다.

“조 회장 일가의 갑질과 불법 문제가 심각하다고 본 것이다. 기관투자가나 해외 연기금이 주주행동주의를 표방하는 것도 아닌데 이번엔 조 회장에게 최소한의 이사 자격도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스튜어드십코드 확대에 따른 부작용은 없나.

“재계는 정부 기관이 경영에 너무 적극적으로 관여하면 결국 기업이 정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하는데 다른 기관이나 일반 투자자가 지켜보는 상황에서 이런 식의 ‘기업 길들이기’는 어렵다. 단 국민연금을 아예 별도 기관으로 독립시키고 기금운용본부 위원에 정부 인사가 아닌 금융권 전문가를 더 많이 넣는 제도적 장치는 마련할 필요가 있다.”

-자유한국당은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를 5% 이내로 제한하는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정치로 따지면 한국당에 반대하는 국민은 투표를 하지 말라는 말과 같다. 경제민주화 측면에서 봤을 때 주주는 유권자인데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겠다는 발상은 말이 안 된다.”

-우리나라 대기업의 갑질 문화가 생긴 이유는.

“그동안 우리 국민은 주주권 행사에 너무 소극적이었다. 재벌이 불과 4~5%의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경영하고 있는데 이를 막으려면 주주들이 의결권 행사에 적극 참여하고 기관투자가도 스튜어드십코드를 통해 견제를 해야 한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2019-03-2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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