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머리고지서 돌아온 정영진 하사… 66년 만에 훈장 받다

화살머리고지서 돌아온 정영진 하사… 66년 만에 훈장 받다

이주원 기자
입력 2020-05-27 23:28
수정 2020-05-28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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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유해 발굴 전사자 중 첫 수여… 훈장 결정 몰랐던 유족들 뒤늦게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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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년 만에 화랑무공훈장이 수여된 고 정영진 하사의 아들 정해수(왼쪽)씨가 27일 훈장증을 받은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육군 제공
66년 만에 화랑무공훈장이 수여된 고 정영진 하사의 아들 정해수(왼쪽)씨가 27일 훈장증을 받은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육군 제공
6·25전쟁 당시 강원 철원 비무장지대(DMZ) 화살머리고지 전투에서 전사해 유해로 발굴된 정영진 하사에게 66년 만에 화랑무공훈장이 수여됐다.

6·25무공훈장찾아주기조사단은 27일 “화살머리고지 전투 전사자로 유해가 발견된 정 하사를 대신해 유족에게 화랑무공훈장을 수여했다”고 밝혔다. DMZ에서 유해가 발굴된 전사자에게 군이 무공훈장을 찾아 수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26년 경기 양평에서 태어난 정 하사는 1952년 9월 육군 2사단 31연대에 입대해 6·25전쟁에서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화살머리고지 전투에 참전했다. 정 하사는 휴전을 불과 2주일 앞둔 1953년 7월 14일 전투 중 전사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정 하사의 유해는 지난해 5월 15일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유품과 함께 완전 유해 형태로 발견됐다. 지난 3월 유가족의 유전자(DNA) 시료를 채취해 대조한 끝에 최종 신원이 확인됐다.

정부는 1954년 10월 정 하사에게 훈장 수여를 결정했다. 하지만 그가 전사하면서 실제 수여는 이뤄지지 않았다. 유가족들은 정 하사의 훈장 수여가 결정됐다는 사실을 모른 채 지내왔다. 조사단은 지난 4월 정 하사의 상훈 자료를 확인하던 중 정 하사에게 전하지 못한 훈장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유가족에게 관련 사실을 알렸다.

정 하사의 아들 정해수(72)씨는 “아버지의 유해를 찾고 훈장까지 받게 된 지금 너무나 기쁘고 기적 같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직 유해를 찾지 못한 많은 유가족들에게도 나와 동일한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훈장 수여식을 치른 정 하사의 유해는 다음달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된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2020-05-2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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