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엄마 아닌 내 이름으로 불리고 싶었죠”

“지선엄마 아닌 내 이름으로 불리고 싶었죠”

입력 2011-02-11 00:00
수정 2011-02-11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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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첫 공채출신 여성 처장 김선미 LH 주택디자인처장

“‘지선 엄마’가 아닌 내 이름으로 당당히 불리고 싶었습니다.”

10일 단행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인사의 백미는 김선미(50) 주택디자인처장이다. 김 처장은 이번 인사로 사내에서 입지전적 인물로 떠올랐다. LH ‘여성 최초’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공기업 내에서도 공채 출신 여성 처장은 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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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미 LH 주택디자인처장
김선미 LH 주택디자인처장


●갓난아이 둔 28세에 늦깎이 입사

3층 처장실에서 마주한 그는 “소통과 조율을 통해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조직원의 역량을 끌어내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처장은 서울대 조경학과와 서울대 환경대학원을 졸업한 뒤 1989년 뒤늦게 한국토지공사에 입사했다. 25세에 결혼, 갓난아이를 둔 주부가 28세에 ‘늦깎이’ 공기업 사원으로 인생 전환점을 맞은 것이다. 그는 “휴일도 없이 근무하느라 대학생이 된 두 딸의 성장을 제대로 지켜보지 못한 게 미안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토지공사에선 주로 현장을 누볐다. 지원사업부와 지역사업단, 시설사업처 등이 근무지였다. 1997년 차장으로 승진, 처음으로 팀장급 업무를 수행했다. 주택단지 설계와는 지난해 1월 첫 인연을 맺었는데, 섬세한 여성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다.

김 처장은 발탁배경에 대해 “변화를 이끌어 갈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는 공감대 형성과 경쟁력 차별화 차원에서 적합하다는 경영진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이어 “여성 최초의 부서장이란 상징성이 있지만 7단계 검증을 거친 만큼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설 수 있는 자리는 아니다.”라면서 “사내에서 ‘유리천장’이 없어지는 작은 첫발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유리천장 없어지는 작은 첫발 됐으면”

그는 “주택 디자인처 직원들과 수요자들이 원하는 주택이 무엇인지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겠다.”면서 “보금자리지구인 강남 세곡과 서초 우면지구를 명품단지로 조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처장은 선·후배가 보내 준 축하메시지 가운데 영화 배트맨의 대사인 ‘큰 힘은 큰 책임이 뒤따른다’는 글귀를 가리키면서 “지금 내 입장을 가장 잘 대변해 준다.”며 미소를 지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2011-02-11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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