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C 재판관’ 정창호 “처음엔 영어못해 밤잠 설쳐”>

<’ICC 재판관’ 정창호 “처음엔 영어못해 밤잠 설쳐”>

입력 2014-12-11 00:00
수정 2014-12-11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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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관 해외파견 유지·확대 필요”…사법교류 기여 포부

국제형사재판소(ICC) 재판관에 당선된 정창호(47·사법연수원 22기) 재판관은 11일 법관의 재외공관 파견근무를 유지·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 재판관은 이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판사 하면서 국제 사회에 나오겠다는 목표와 꿈을 가진 것은 아니었는데, 비엔나(빈) 근무 경험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재판관은 2008∼2010년 주오스트리아 한국대사관에서 사법협력관으로 일했다. 당시 유엔국제무역법위원회(UNCITRAL)에서 활약해 크메르루즈 특별재판소(ECCC) 재판관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정 재판관은 “한국에서 재판만 하다보니 영어 실력을 다 날렸다”며 “우리나라 대표로 국제회의에 참석해야 하는데 영어를 잘 못했으니 잠이 왔겠나”고 처음 해외 근무할 때를 회상했다.

이어 “어릴 때부터 외국에 살던 영어가 아니라서 회의 내용을 달달 외워 갔다”며 “닥치면 하게 된다고, 그런 스트레스로 2년 동안 일을 하다보니 영어가 늘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2006년 시행된 사법협력관 제도는 2010년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전격 폐지됐다가 지난해 부활했다. 현재 이정환(43·27기) 부장판사 등 2명이 헤이그와 뉴욕에서 근무 중이다.

법무부가 법무협력관을 매년 2∼3명씩 재외공관에 파견하는 것에 비해 규모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정 재판관은 “신속하고 효율적이고 투명한 한국 사법 시스템을 배우고자 하는 나라가 많다”며 “몇 년에 한 번씩이라도 국내 경력보다 국제 경력에 관심이 많은 분이 생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법협력관은 판사가 국제 사회로 진출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2년에 2명이나 3년에 3명 정도로 파견 규모를 유지·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제안했다.

2011년부터 캄보디아 프놈펜 소재 ECCC의 전심 재판부(Pre-trial Chamber)에서 활동한 정 재판관은 내년 초 네덜란드 헤이그로 옮겨 임기 9년의 ICC 재판관 업무를 개시할 예정이다.

정 재판관은 “나는 대한민국 대표로 ICC에 온 것”이라며 “공정한 재판에 전념하되 우리나라 사법부의 국제적 위상과 신뢰를 높이고 국제 교류·협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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