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썼지만…법원 “김치냉장고 폭발, 제조사 배상 책임”

10년 넘게 썼지만…법원 “김치냉장고 폭발, 제조사 배상 책임”

이두걸 기자
이두걸 기자
입력 2015-12-02 11:14
수정 2015-12-0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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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용한 지 10년이 넘은 김치냉장고가 폭발해 일어난 화재를 제조사가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아무리 오래된 제품이라도 안정성의 책임은 제조사에게 있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9부(부장 오성우)는 한 손해보험사가 국내 김치냉장고 1위 업체 대유위니아를 상대로 낸 구상금 소송 항소심에서 1심처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2003년 이 회사 김치냉장고를 구입해 집에서 썼다. 하지만 지난해 3월 김치냉장고에서 ‘펑’하는 소리와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불은 A씨의 집과 옆집 등 모두 4채를 태웠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김치냉장고의 내부 합선이 발화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보험사는 A씨 등 피해자에게 모두 4290여만원을 배상하고 비용을 제조사에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제조사는 “판매한지 10년이 지나 이미 우리 쪽에는 책임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제조물책임법 제7조 제2항은 제조물이 공급된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제조사에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사회통념상 김치냉장고를 10여년간 사용했다고 해서 내부 전기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여기진 않는다”며 “사용기간이 다소 오래됐어도 제조사는 제품 위험으로 소비자가 손해를 입지 않도록 안정성을 확보해야 할 주의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2012∼2013년 10년 이상된 김치냉장고 화재 22건 중 20건이 피고의 제품이었던 만큼, 내부 부품의 내구성에 하자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김치냉장고가 그동안 안전점검을 받은 적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제조사가 피해액의 50%인 2145만원만 지급하도록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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