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성 비행사 권기옥, 심훈 시인을 애도하다

첫 여성 비행사 권기옥, 심훈 시인을 애도하다

이천열 기자
이천열 기자
입력 2019-04-02 22:32
수정 2019-04-03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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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서 만장 발견… “임정서 인연 된 듯”

충남 당진시가 2일 우리나라 최초 여성 비행사이자 독립운동가인 권기옥 지사가 저항시인 심훈 선생의 죽음을 애도하며 지은 만장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공책을 뜯어내 쓴 칠언절구 초서체 한시.  당진 연합뉴스
충남 당진시가 2일 우리나라 최초 여성 비행사이자 독립운동가인 권기옥 지사가 저항시인 심훈 선생의 죽음을 애도하며 지은 만장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공책을 뜯어내 쓴 칠언절구 초서체 한시.
당진 연합뉴스
‘聞道玉京卽此樓(문도옥경즉차루·하늘에 옥경 있다더니 이 빈소가 거기라네), 紅塵官海不同流(홍진관해부동류·번거롭고 속된 관리 길 걷지 않았네), 春風到處美人恨(춘풍도처미인한·봄바람 일렁이면 미인들 한탄하고), 秋月明時孤客愁(추월명시고객수·가을 달 밝으니 외로운 나그네 시름에 젖는구나).’
우리나라 최초 여성비행사이자 독립운동가인 권기옥(1901~1988) 지사. 연합뉴스
우리나라 최초 여성비행사이자 독립운동가인 권기옥(1901~1988) 지사.
연합뉴스
우리나라 최초 여성비행사이자 독립운동가인 권기옥(1901~1988) 지사가 저항시인 심훈(1901~1936) 선생의 죽음에 즈음해 지은 만장(輓章·고인을 애도하는 글을 비단이나 종이에 적어 깃발처럼 만든 것)이 발견됐다.

2일 충남 당진시에 따르면 송악읍 부곡리 심훈기념관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소장자료를 연구하다 만장을 발견했다.

시는 ‘哭小說家沈先生大燮靈座’(곡소설가심선생대섭령좌·소설가 심대섭 선생 영전에서 곡하다)로 시작해 칠언절구를 읊고 ‘權其玉 狂生 挽’(권기옥 광생 만·권기옥이 만사를 짓다)으로 끝난다. 심 선생을 속세를 벗어났다고 높이면서 스스로를 낮춘 ‘광생’이란 단어로 존경을 나타냈다.

장승률 당진시 학예연구사는 “두 분의 인연은 중국 상하이 임시정부에서 비롯된 것 같다”고 말했다. 권 지사는 숭의여학교 비밀결사대 송죽회에 가입해 활동했고, 임시정부 추천으로 1923년 제1기 운남육군항공학교를 마쳤다.

당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2019-04-0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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