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기자 카메라에 담긴 故이한열 ‘마지막 가는 길’

외신기자 카메라에 담긴 故이한열 ‘마지막 가는 길’

김정화 기자
입력 2019-07-14 20:56
수정 2019-07-15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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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공개된 이한열 장례식 전후 사진

당시 서울 특파원 근무 대만 주리시 교수
300여장 CD에 담아 이한열사업회 전달
“새로운 사진 많아 단독 전시회 열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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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6월 항쟁 당시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쓰러진 연세대 학생 고 이한열 열사의 장례식 전후 상황이 당시 외신기자의 카메라에 담겼다가 국내에 처음 공개됐다. 사진은 1987년 7월 9일 이 열사의 영결식에 수천명의 시민이 운집한 가운데 이 열사의 운구 행렬이 연세대를 나서는 모습. 주리시 교수 촬영·이한열기념사업회 제공
1987년 6월 항쟁 당시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쓰러진 연세대 학생 고 이한열 열사의 장례식 전후 상황이 당시 외신기자의 카메라에 담겼다가 국내에 처음 공개됐다. 사진은 1987년 7월 9일 이 열사의 영결식에 수천명의 시민이 운집한 가운데 이 열사의 운구 행렬이 연세대를 나서는 모습.
주리시 교수 촬영·이한열기념사업회 제공
1987년 6월 민주항쟁 당시 서울에서 근무하던 외신 기자가 찍은 고 이한열 열사의 장례식 사진이 국내에 처음 공개됐다.

14일 이한열기념사업회에 따르면 언론인 출신 주리시 대만정치대 한국어과 교수는 이 열사가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쓰러져 숨진 1987년 7월 5일부터 장례식이 열린 9일까지의 상황이 담긴 사진을 지난달 5일 기념사업회에 전달했다. 사진들은 주 교수가 1987년 서울에서 외신 특파원으로 근무하며 촬영한 컬러본이다. 주 교수는 약 300장의 사진을 CD에 담아 보냈다. 외신 기자가 6월 항쟁 관련 사진을 사업회에 전달한 사례는 처음이 아니다. 2017년에도 외신 기자 네이선 벤과 킴 뉴턴이 관련 사진을 사업회에 제공했다.

사업회는 “주 교수 사진들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장례식 전후 시위와 운구 행렬 모습 등이 담겨 있어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사업회가 공개한 사진에는 이 열사가 운구되던 1987년 7월 9일 연세대 앞 철길 위에서 운구 행렬을 보려는 시민들이 기차에 위태롭게 매달린 모습, 장례식 당일 연세대 정문 앞을 지나는 운구 행렬, 도로를 가득 채운 시민들의 모습 등이 담겼다. 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이 열사의 영정을 들고 오열하는 모습도 근접 촬영됐다. 또 시위대 숫자만큼 많은 전경이 방패를 들고 헬멧을 쓴 채 시위대를 지켜보는 사진도 있다.

이경란 이한열기념관장은 “이 사진으로 당시 시민들이 얼마나 이 열사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는지 다시 한번 알 수 있었다”면서 “한국의 민주화는 타인(외신)의 시선으로 봐도 중요한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사업회 페이스북에 관련 사진 9장을 올린 이 관장은 “전달받은 사진이 약 300장이고, 새로운 사진도 많아 단독 전시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2019-07-1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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