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선수들, 딸 숙현이 몫까지 최선 다해 주세요”

“올림픽 선수들, 딸 숙현이 몫까지 최선 다해 주세요”

김상화 기자
김상화 기자
입력 2022-02-06 20:42
수정 2022-02-07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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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혹행위로 숨진 故최숙현 부친
베이징 대회 출전 국가대표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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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과 선배들의 가혹행위 때문에 끝내 세상을 떠난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씨가 지난 5일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참가한 국가대표 선수단을 응원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감독과 선배들의 가혹행위 때문에 끝내 세상을 떠난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씨가 지난 5일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참가한 국가대표 선수단을 응원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우리 숙현이도 올림픽 무대를 꿈꿨는데, 하늘로 먼저 간 딸 몫까지 최선을 다해 주세요.”

가혹행위로 선수의 꿈을 제대로 펼치지 못한 채 스스로 생을 마감한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경기) 국가대표 출신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58)씨가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출전한 대표팀을 응원했다. 6일 경북 칠곡군에 따르면 최씨는 전날 군청을 찾아 한국 국가대표 선수단을 응원하는 문구가 적힌 판을 들고 파이팅을 외쳤다.

최 선수는 지도자와 선배 선수의 오랜 괴롭힘에 시달리다가 2020년 6월 22세 나이로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최 선수에게 가혹행위를 한 감독과 주장에게 각각 징역 7년과 징역 4년의 실형을 확정했다.

아버지 최씨는 동계올림픽 개막에 즈음해 선수로서 꿈을 마음껏 펼치지 못하고 생을 마친 딸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졌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딸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해 부모님을 호강시켜 드리겠다’는 말을 자주 했다”며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이 숙현이 꿈을 대신 이뤄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씨는 딸을 잃은 고통을 어려운 이웃돕기와 체육선수 인권운동으로 승화해 나가고 있다. 과수 농사를 하는 최씨는 2012년부터 설과 추석 명절마다 형편이 어려운 100여가구에 사과를 기부해 왔다. 딸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기부를 계속하면서 지난해부터는 칠곡군의 에티오피아 후원사업에도 동참하고 있다.

그는 딸 이름을 딴 ‘최숙현 재단’을 설립해 체육계 폭력을 예방하고 피해 선수를 도울 계획을 밝혔다. 그는 “국민이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에게 많은 관심과 응원을 보내 달라”고 말했다.
2022-02-0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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