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서… 부패된 뒤에야 발견된 ‘성북구 네 모녀’

서울 한복판서… 부패된 뒤에야 발견된 ‘성북구 네 모녀’

기민도 기자
입력 2019-11-03 17:50
수정 2019-11-04 01:5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70대 어머니·40대 딸 3명 숨진 채 발견

“함께 간다”라고 쓴 A4 용지 유서 나와
“기초수급자 아냐… 타살 가능성 낮아”
서울 성북구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네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우편함에는 카드회사 등에서 보낸 약 20개의 우편물이 남아 있었다.

3일 서울 성북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쯤 성북구 다세대 주택의 한 방 안에서 70대 어머니 A씨와 40대 딸 3명 등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건물 관계자가 수도 공사 문제 등으로 이 집을 방문했으나 대답이 없자 ‘문이 잠겨 있는데 안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주검의 부패 상태는 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소방 관계자가 강제로 집 안에 들어가 방문을 열자 부패한 냄새가 건물 전체로 퍼졌고, 주민들이 항의하자 소독업체가 이날 오전부터 건물을 소독했다. 사망 뒤 발견될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것으로 보인다.

집 안에는 A4 종이에 남긴 유서가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유서에 생활고나 채무와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면서 “‘함께 간다’는 취지로 쓴 평범한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성북구에 따르면 이 가족은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니고, 공과금 체납 사실이 없었다. 또 가족 중 장애 등급을 받은 사람도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지방에 사는 유가족에게 연락해 소식을 알렸다”고 말했다.

경찰은 타살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폐쇄회로(CC)TV, 주변인과 유족 등의 진술을 바탕으로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또 정확한 사인 확인을 위해 4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계획이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2019-11-04 1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가수 유승준의 한국비자발급 허용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가수 유승준이 한국 입국비자 발급을 거부한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세 번째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다만 이전처럼 주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이 법원 판단을 따르지 않고 비자 발급을 거부할 경우 한국 입국은 여전히 어려울 수 있다. 유승준의 한국입국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1. 허용해선 안된다
2. 이젠 허용해도 된다
3. 관심없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