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Health Issue] 관상동맥우회술

[Weekly Health Issue] 관상동맥우회술

입력 2011-09-05 00:00
수정 2011-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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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힌 혈관 옆으로 새 길 만들어 심장 박동 힘차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심근경색이나 협심증 등 치명적인 심질환을 오로지 심장의 문제로만 인식한다. 그러나 이는 오해다. 이런 질환이 심장의 문제인 것은 맞지만 심장의 문제를 초래한 직접적이고도 중요한 요인을 간과하고 있어서다. 바로 관상동맥의 문제다. 심장은 이 혈관을 통해 산소가 풍부한 혈액을 공급받는데, 만약 이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우려하는 심근경색이나 협심증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심장 근육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으면 근육이 괴사해 종국에는 심장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관상동맥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유효한 의료적 해결책인 관상동맥우회술에 대해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송현 교수로부터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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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동맥 질환은 협심증과 심근경색을 유발하는 등 심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어떤 질병보다 일상적인 예방적 조치가 중요하다. 사진은 송현 교수 등 서울성모병원 의료진이 광상동맥우회술을 시행하는 장면.  서울성모병원 제공.
관상동맥 질환은 협심증과 심근경색을 유발하는 등 심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어떤 질병보다 일상적인 예방적 조치가 중요하다. 사진은 송현 교수 등 서울성모병원 의료진이 광상동맥우회술을 시행하는 장면.
서울성모병원 제공.


●먼저, 관상동맥이란 어떤 혈관인가.

온몸의 혈액 순환은 심장의 펌프질에 의해서 이루어지는데, 아이러니컬하게도 혈액 순환을 담당하고 있는 심장 자체도 피를 공급받아야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다. 이런 심장의 근육에 피를 공급해주는 혈관이 바로 관상동맥(冠狀動脈)으로, 혈관 모양이 마치 왕관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런 관상동맥에 생길 수 있는 질환은 무엇인가.

심장의 근육에 피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심한 경우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듯 흉통 때문에 가슴을 움켜쥐고 쓰러지는 급사 및 돌연사가 있는가 하면 좀 덜 심한 경우로 심장에 피가 잘 공급되지 않아 심장근육의 괴사가 진행되는 상태인 심근경색, 경미한 경우에는 가슴이 조이는 듯한 흉통(협심증)과 가슴이 답답한 증상 등을 꼽을 수 있다.

●대표적 관상동맥 질환인 협심증의 원인과 발생 경위를 짚어 달라.

고혈압·당뇨·흡연·과체중·고지혈증 등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모든 성인병의 원인이 다 원인이라고 보면 된다. 이런 원인들이 작용해 혈관 벽에 죽전이 형성되고, 이 때문에 혈관이 좁아져 혈류의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심장 근육에 공급해야 할 산소의 절대량이 부족하게 된다. 이처럼 산소가 부족하면 심장 근육이 점차 괴사해 심장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그렇다면 협심증의 증상은 어떤 양상을 보이는가.

모든 관상동맥질환의 증상이 관상동맥의 막힌 정도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평소에 증상이 전혀 없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주로 운동할 때나 계단 또는 산을 오를 때 가슴 통증, 즉 흉통이 나타난다. 따라서 운동할 때 가슴이 조이는 듯한 흉통 증상이 나타나면 일단 관상동맥질환으로 의심하고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검사는 운동을 하면서 운동부하 심전도를 측정하는 트레드밀테스트와 핵의학검사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해상도가 좋은 CT로 진단을 하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관상동맥 조영술을 통해 확진을 하게 된다.

●협심증을 중증도에 따라 단계별로 구분해 달라.

협심증은 일단 환자가 느끼는 상태에 따라 분류한다. 가장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캐나다의 협심증 분류기준에 따르면 1.협심증 없음(0) 2.심한 운동을 할 때 발생하는 흉통(1) 3.2층 정도의 계단을 올라갈 때 생기는 흉통(2) 4.1층 정도의 계단을 올라갈 때에도 생기는 흉통(3) 5.약간의 운동만으로도 발생하는 흉통(4) 등 5단계로 구분한다. 그러나 당뇨 환자는 소위 ‘무증상 허혈’, 즉 관상동맥에 심각한 협착이 있음에도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증상과 질환의 중증도가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협심증은 중증도별로 어떤 치료법을 적용하나.

병이 심하지 않을 때는 비수술적 치료가 가능하지만 증상이 심할 때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관상동맥의 협착증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아스피린이나 니트로글리세린 계통의 심혈관 확장제 등을 복용하도록 한다. 이보다 상태가 더 심한 경우에는 좁아진 부위를 풍선으로 넓힌 뒤 도관 형태의 스텐트를 삽입해 혈류의 통로를 확보해주게 된다. 그러나 상태가 심한 경우, 예컨대 병변이 여러 곳에 있거나 심장근육의 기능이 떨어져 있는 경우, 또 좌측 관상동맥이 막힌 경우에는 스텐트를 넣어도 재발 위험이 높아 급사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관상동맥우회술을 적용하게 된다.

●협심증이 심하면 관상동맥우회술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그 상태를 상세히 설명해 달라.

미국 심장학회에서는 약물치료나 스텐트 삽입 대신 반드시 외과적으로 수술해야 하는 경우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좌측 관상동맥의 입구가 막힌 경우(좌주 관상동맥 협착증),중요한 세 혈관이 모두 막혔으면서 심실의 기능이 떨어져 있는 경우라면 반드시 수술을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밖에 스텐트 삽입술에 실패했거나 심근경색의 합병증으로 심근 파열 및 심실중격 결손이 발생한 경우, 심한 부정맥이 동반된 경우에도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관상동맥우회술은 어떤 수술이며, 치료 효과는 어떤가.

관상동맥의 막힌 곳을 우회해 새 혈관을 만들어주는 방법이다. 우회술에는 자신의 내흉동맥(내유동맥)·요골동맥·대복재정맥 등을 떼어내 사용하게 된다. 그러나 관상동맥은 혈관의 직경이 1.5∼2㎜로 매우 작기 때문에 수술자의 숙련도와 정확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관상동맥우회술은 예후가 매우 좋아 한번 수술을 받으면 평생 같은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우회술에 사용되는 대체 혈관 중 내흉동맥은 조직학적으로 내탄성층이 발달해 지방이 잘 안 끼는 체내 유일한 혈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술만 잘된다면 10년 개통률이 95%를 넘고, 재발률도 매우 낮다. 물론 심장수술은 환자의 생명이 달린 큰 수술이지만, 최근에는 각종 환자 감시체계가 발달해 수술 사망률도 고위험군이 아닌 경우 1% 이하로 매우 안전한 편이다.

●관상동맥우회술이 초래할 수 있는 부작용이나 후유증도 짚어 달라.

수술 후 합병증은 다른 수술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일반적인 상처 감염이나 폐렴 등 각종 감염, 수술 부위에서 떨어져나간 혈전이 유발하는 뇌경색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러나 뇌혈류 및 마취 심도를 모니터링하면서 수술을 하기 때문에 그 빈도는 1%도 되지 않는다. 따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2011-09-0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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