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응급환자 ‘수술실 찾아 삼만리’ 줄인다

심야 응급환자 ‘수술실 찾아 삼만리’ 줄인다

입력 2013-11-21 00:00
수정 2013-11-21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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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병원간 당직 전문의 핫라인 구축… 375곳 참여

밤 10시쯤 갑작스러운 두통에 시달리다 가까운 병원 응급실을 찾은 A(49)씨는 뇌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 결과 뇌혈관 출혈 진단이 나왔다. 당장 응급수술을 할 수 있는 병원으로 옮겨야 했다. 그런데 응급실에서 주변에 있는 대학병원 3곳에 한 시간 가량 연락해도 중환자 병실이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어쩔 수 없이 밤 11시 20분 사전 연락 없이 A씨를 가장 가까운 B대학병원으로 이송했다. B대학병원 응급실에서는 A씨 상태를 확인하고서 신경외과 당직전문의를 호출해 자정쯤 응급수술에 들어갈 수 있었다.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병원으로 옮기는 데 한 시간이 넘게 걸렸다. 만약 처음부터 수술을 집도할 당직전문의와 직접 연락이 닿았다면 어땠을까.

보건복지부는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응급의료기관에서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전원’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폐해를 막기 위해 대한응급의학회와 손잡고 ‘병원 간 안전한 응급환자 전원을 위한 이송지침’을 마련해 20일 발표했다.

복지부는 무엇보다 응급의료기관과 전문의 간에 환자 전원 전용 핫라인(유무선전화)을 설치해 복잡한 응급환자 전원 단계를 대폭 줄였다. 즉 전국 시도별 응급의료기관에 당직전문의 전용 무선전화를 지급해 전문의에게 직접 연락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10월 현재 전국 응급의료기관 438곳 중에서 375곳이 핫라인 구축에 참여해 모두 629개 회선(유선 404개, 무선 225개)을 설치했다.

소방방재청과 협조해 의료기관이 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 의뢰해 환자를 전원할 수 있는 응급의료기관을 편리하게 안내받을 수 있도록 별도로 직통유선번호(응급실-119 핫라인)도 갖췄다.

복지부 현수엽 응급의료과장은 “응급환자가 병원을 전전하지 않고도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면서 “앞으로 전원환자 질 관리 평가 시스템을 정비하는 등 응급환자의 의료이용 만족도를 높이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응급상황에서 다른 병원으로 옮긴 환자는 2만 7000명 쯤이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2013-11-2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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