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협회 간부가 이번 승부조작 주도적 역할”다른 선수 연루도 확인…타 체급·대회도 수사
지난해 설날장사씨름대회의 승부 조작에 대한 수사가 씨름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검찰은 다른 선수와 씨름협회 간부가 연루된 정황을 확인하고 협회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승부 조작이 이뤄졌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전주지검은 20일 구속된 안태민(26) 선수로부터 결승전 승부 조작에 씨름협회 간부가 깊이 개입했다는 진술을 확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이 간부의 신병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 간부는 대한씨름협회 총무이사인 한석(44) 전북씨름협회 전무 겸 전주신흥고 씨름부 감독으로 확인됐다.
그는 애초 전북도체육회에 “승부 조작과 관련이 없다”고 보고했지만, 검찰은 그가 이번 사건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한 이사가 협회 임원으로 주요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개인 차원을 넘어 협회도 연관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한 안 선수가 100만원가량을 건넨 선수가 8강전 상대인 이용호(28·현 제주도청) 선수인 것을 확인했다. 이 선수는 현재 전주지검에 소환돼 조사받고 있다.
검찰은 안 선수를 상대로 다른 본선경기에서도 승부 조작이 있었는지 추가 조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안 선수의 소속팀인 장수군청 권문호(46) 감독을 조만간 소환, 승부 조작에 개입했거나 사전에 알았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권 감독은 장수군청 측에 “승부 조작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고 보고한 바 있다.
검찰은 이처럼 선수들, 협회 간부는 물론 감독까지도 연루된 정황에 비춰 승부 조작이 씨름계 전반에서 지속적이고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설날장사씨름대회의 다른 경기는 물론 다른 대회 및 체급에서도 승부 조작이 있었는지 조사하는 등 수사를 전방위로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월 전북 군산에서 열린 설날장사씨름대회 금강급 결승전에서 장정일(36·울산동구청) 선수가 안태민(26) 선수에게 2천만원가량을 받고 져준 혐의로 이들을 지난 18일 구속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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