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흉내 냈다가 선수·구단·팬들로부터 난타
제프 블래터(77)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와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를 비교하다가 설화를 자초했다.30일 AP통신에 따르면 블래터 회장은 최근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열린 강연에서 학생들로부터 메시와 호날두 가운데 한 명을 골라달라는 주문을 받았다.
블래터 회장은 “메시는 착한 아이라서 아빠, 엄마가 집에서 데리고 있기 좋다”며 “그에 반해 호날두는 야전 지휘관 같다”고 말했다.
블래터 회장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군인이 제식훈련을 하는 흉내를 내며 호날두의 절도 있는 모습을 묘사했다.
청중은 블래터 회장의 우스꽝스러운 몸짓과 괴성에 웃음보를 터뜨렸다.
블래터 회장은 호날두가 메시보다 미용사에게 돈을 더 많이 쓴다는 차이점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호날두는 블래터 회장의 옥스퍼드 강연 동영상이 유튜브를 통해 유포되자 크게 반발했다.
그는 자기 페이스북에 동영상을 연결하고서 “나, 레알 마드리드, 조국 포르투갈에 대한 FIFA의 인식 수준을 잘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호날두는 “블래터 회장이 자기가 좋아하는 선수와 클럽의 승승장구를 지켜보며 무병장수하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플로렌티노 페레스 레알 마드리드 회장은 블래터 회장에게 해명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페레스 회장은 “프로의식이 투철하고 진지한 선수에 대한 존중이 부족한 데 아니냐”고 지적했다.
블래터 회장은 호날두와 레알 마드리드의 용서를 구하는 편지를 보냈다.
그는 “호날두와 메시는 다른 방식으로 출중한, 같은 수준의 선수”라며 “구단, 선수, 팬을 경멸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아르헨티나 출신 메시와 포르투갈 출신 호날두는 세계 축구팬을 양분하는 슈퍼스타다.
두 선수는 축구 선수의 최고 영예인 FIFA 발롱도르(연간 최우수선수) 후보 명단에도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호날두는 2008년 발롱도르를 수상했으나 2009년부터 작년까지 4년 연속으로 메시에게 영예를 내주고 2위 득표자로 들러리를 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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