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고의 그늘] 아시아 통화 연이은 초강세 왜

[엔고의 그늘] 아시아 통화 연이은 초강세 왜

입력 2010-09-16 00:00
수정 2010-09-16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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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저금리…단기차익 노린 ‘弗장난’

미국 달러화의 가치가 급락하면서 일본 엔화를 필두로 원화, 중국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의 초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15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60.9원에 마감됐다. 올해 고점 대비 7.4% 절상됐다. 엔화는 지난 14일 달러 당 83.34엔을 기록해 1995년 5월 이래 가장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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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는 주요 통화 중에서도 절상률이 가장 높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달러화 대비 엔화는 2007년 고점(123.8엔)에 비해 48.96%나 절상됐다. 중국 위안화는 같은 기간 12.97% 절상됐고 싱가포르 달러(15.18%), 말레이시아 링깃(11.22%) 등 여타 아시아 통화들도 가치가 올랐다. 같은 기간 유로화와 우리나라의 원화는 각각 2.99%, 20.06% 절하됐다.

전 세계 시장에서 미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미국이 자국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달러화 약세 정책을 추진키로 하면서다. 미국 경제는 고용시장 부진과 주택시장 침체 등으로 더블딥(경기 상승 후 재하강) 우려가 제기된 상황이다. 미국의 전 분기 대비 경제 성장률은 1분기 3.7%에서 2분기 1.6%로 둔화했다.

전문가들은 또 엔 캐리트레이드(금리가 낮은 일본에서 자금을 빌려 금리가 높은 국가 등에 투자해 차익을 얻는 거래) 청산과 중국의 일본 채권 매수 등 투기적인 엔화 매수 가세, 엔화 강세에 대한 일본 정부의 소극적 대응 등을 엔화 강세의 이유로 꼽았다.

이윤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아시아 통화의 경우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국가 경상수지가 개선되면서 달러 공급이 많아지고 수요는 줄어들면서 통화 강세가 나타나는 것”이라면서 “이에 신흥국의 출구전략 시행으로 미국과 금리차가 커지면서 달러캐리가 확대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아시아통화가 미 달러에 비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엔화 등의 강세가 장기적으로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이날 일본 정부의 외환은행 개입 조치 발표 후 오후 들어 엔·달러 환율은 85엔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의 경우는 올해 말까지 하락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재홍 신영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엔·달러 환율은 일본 정부의 개입으로 엔화 강세에 부담요인이 생긴 만큼 역사적 저점으로 불리는 80.63엔을 경신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원·달러 환율 역시 1150원이 마지막 지지선인 만큼 정부 개입이 예상돼 전체 기조는 하락세지만 그 아래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2010-09-1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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