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다 갔다…그냥 쉬어”…추석 앞·뒤 노는 기업 많아

“왔다 갔다…그냥 쉬어”…추석 앞·뒤 노는 기업 많아

입력 2010-09-20 00:00
수정 2010-09-20 11:05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주말에 하루 일하고 추석연휴,또 하루 일하고 주말..왔다 갔다 시간.에너지만 소모되고 어차피 일은 제대로 안되잖아요”

 ‘징검다리 연휴’로 이어지는 추석을 맞아 상당수 직장이 연휴 앞뒤로 휴가를 권장,셀러리맨들이 최장 9일간의 ‘황금 연휴’에 쾌재를 부르고 있다.

 강원도 춘천에 있는 중견제약업체 H사의 경우 직원 80여명이 올해 추석연휴 전후날인 20일과 24일을 모두를 쉬기로 결정했다.

 이 기업은 지난해 추석(10월2~5일)의 경우에도 주말과 겹치면서 휴일이 3일에 불과했지만 연휴 전후하루씩을 추가해 모두 5일을 휴무했었다.

 춘천의 신발제조업체 J사도 70여명의 직원들이 20일과 24일 양일을 모두 쉬도록 하는 등 상당수 기업이 최소 20일이나 24일 가운데 하루를 휴무토록 했다.

 이는 ‘빨간날’인 법정 공휴일이 사흘로 짧은 탓에 고향이 먼 직원은 교통체증 등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명절 분위기를 느낄 수 없을 뿐더러 연휴 스트레스로 인해 회사 생산성 향상에 오히려 역효과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H사 간부는 “막히는 길을 장거리운전 해서 고향에 갔다가 하루 근무때문에 다시 돌아와야 하는 것이 피곤한 일인데다 그렇다고 개별적으로 연휴와 연결시켜 추가로 휴가를 내는 것도 눈치보이는 일이고,회사입장에서도 하루 생산을 위해 공장을 가동시키는 것도 비경제적이라 판단,아예 휴무를 결정했다”며 “차라리 온 가족이 한자리에 만나 충분한 휴식을 갖는 것이 회사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또 토지주택공사나 학교 등 각 공기업과 기관단체도 연가를 활용해 연휴 전후로 하루를 휴가로 쓰도록 해 ‘꿀맛’ 같은 긴 연휴를 보내게 됐다.

 춘천시청 자치행정국의 경우 행정안전부의 지침에 따라 209명의 직원 가운데 3분1 가량이 20일 또는 24일 연가를 내 최소 6일 가량의 여유있는 휴가를 즐기는 등 각 지자체들도 공식적으로 탄력적인 휴가를 장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도내 각 리조트는 이미 모든 객실예약이 완료된 상태로,서울-춘천고속도로㈜ 등 여행과 관련된 업체는 긴 연휴로 이어지는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강원대 이승구 교수(관광경영학과)는 “유럽이나 미국의 경우 명절을 이용해 충분한 휴식시간을 주고 있다”며 “연휴를 몰아서 쉬도록 하면 삶의 질 향상은 물론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정상출근을 하는 맞벌이 부모들은 대다수 학교가 ‘단기방학’에 들어가 당장 자녀를 맡길 곳이 없는데다 일용직이나 영세 중소상인은 손님과 일거리가 없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춘천 재래시장 상인 김모(54)씨는 “안 그래도 경기가 안 좋아 힘든데 연휴기간이 늘어나 우리처럼 하루벌이가 급한 입장에서는 엄청난 부담이 되고 있다”며 “내가 쉬더라도 경쟁업체가 일하면 그만큼 경쟁력이 떨어져 쉴 수 있는 여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달초 설문조사 결과 전국 376개 기업(대기업 100곳)이 이번 추석연휴에 평균 4.8일을 쉬는 것으로 나타났으며,연휴기간이 6일인 기업은 37.5%,7일 이상은 8.8%,9일을 실시하는 기업도 6.2%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