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엘드건설 부도…건설업계 ‘줄도산’ 우려

전북 엘드건설 부도…건설업계 ‘줄도산’ 우려

입력 2010-10-21 00:00
수정 2010-10-21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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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유일한 1군 건설업체인 ㈜엘드건설이 21일 자금난을 견뎌내지 못하고 조만간 법정관리를 신청할 예정이어서 전북 건설업체에 잠재된 ‘줄도산’ 공포가 표면으로 부상하고 있다.

 도내 시공능력평가 4위를 차지할 정도로 비교적 건실한 이 업체마저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하려는 것은 금융권을 더욱 움츠러들게 하여 건설업계의 유동성 문제를 더욱 경색시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끝내 ‘두 손’ 든 엘드건설

 2000년 설립된 이 회사는 2005년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서부신시가지 일대에 대단위 ‘수목토’ 아파트를 지어 성공적으로 분양하면서 성장 가도를 달린 전북의 대표적 중견 건설업체다.

 이 회사는 이어 사업 영역을 수도권으로 확장하기 위해 시행사인 엘드와 엘드D&C 등 계열사를 인천으로 옮겼고,이후 카자흐스탄 주택사업도 진출했다.

 그러나 이처럼 잘 나가던 엘드건설도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주택경기 침체의 바람을 비켜가지는 못했다.

 엘드건설은 2009년부터 대전광역시 도안신도시 일대에 ‘수목토’ 아파트 1천253가구를 지어 분양에 나섰으나 최근 계속된 불경기로 미분양이 쌓이면서 자금난을 겪어왔다.

 이에 회사측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미분양 아파트’를 ‘전세’로 전환하기로 하고 주거래 은행 측과 협의를 했으나 은행측이 난색을 표명해 결국 ‘법정관리’ 신청이라는 최후의 선택을 하게 됐다.

 회사측은 법원이 법정관리를 받아들여 주면 자구노력 등을 통해 회사를 충분히 정상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엘드건설 측은 “현재 차입금 등 순수 미지급 금액은 700억원대에 달한다”며 “이는 회사가 보유한 해외사업 부지와 법인 부동산 매각,사무실 통폐합 등으로 300억원을 확보해 충당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대전 도안신도시 수목토 아파트가 8월부터 입주를 시작해 현재 입주율 50%를 넘었고,수도권 등에서 수주한 공사금액만도 1천700억원대에 달한다”며 회사 정상화에 자신감을 표시했다.

 ●전북 건설업계 ‘줄도산’ 공포 확산

 엘드건설이 부도 처리됨에 따라 전북의 1군 건설업체 5개 모두 워크아웃 중이거나 법정관리를 받는 셈이다.

 국내 중견 건설업체인 성원건설과 중앙건설이 2008년과 작년에 각각 법정관리에 들어간 데 이어 한때 잘나갔던 광진건설마저도 올해 초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부도처리됐다.

 제일건설은 워크아웃 절차를 밟고 있다.

 이처럼 도내 중견 건설업체들이 잇따라 자금난으로 기업회생절차를 밟으면서 지역 건설업계에 ‘부도 도미노’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자금난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일부 건설업체에는 ‘다음 차례가 될 수 있다’는 공포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정부의 잇따른 건설경기 활성화 대책 발표에도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 데다 금융업계도 건설업체에 자금지원을 꺼리고 있어 건설업계의 자금난은 갈수록 더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경제계에서는 “전북에서 내세울 만한 기업은 모두 쓰러지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전주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전북의 대표적 건설업체가 모두 쓰러져 지역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지역 건설업체를 살리기 위한 대책을 하루빨리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전북건설협회 관계자도 “전북의 중견 건설업체가 모두 쓰러져 영세한 건설업체만 남았다”며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가 발주하는 공사의 일정부분을 지역업체에 의무적으로 할당하는 ‘지역 할당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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