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금통위는 12일 김중수 총재 주재로 정례회의를 열어 통화정책 방향을 논의하고 기준금리를 현행대로 연 3.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금통위는 지난달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올해들어 처음으로 기준금리가 연 3%대에 진입했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무엇보다 지난해부터 폭등세를 보이고 있는 물가가 ‘정점’에 달해 내달부터는 상승률이 둔화할 것이라고 판단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일본 대지진, 중동사태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 국제 원자재 가격 폭등, 중국의 긴축정책 강화 등 주변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올리면 경기침체 불안심리,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확산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물가 폭등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전달에 이어 두달 연속 올리면 경기 회복세의 발목을 잡고 가계와 기업의 대출이자 부담이 더욱 커지면서 경제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1일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대로 4.4%로 유지했으나 물가상승률은 4.5%로 상향조정했다.

이는 당초 IMF가 지난해에 내놓은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3.4%)보다 1.1%포인트가 높아진 수치다.

앞서 지난 8일 한은도 2011년 3월중 생산자물가지수가 전년 같은 달보다 7.3%나 올라 2008년 11월의 7.8% 이후 2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정부의 전방위 물가안정 대책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물가가 예상을 뛰어넘는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데다 소비자들 사이에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빠르게 번지고 있어 금통위가 내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상훈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중동과 일본의 불확실성, 부동산 경기침체, 높은 주택담보대출 비중 등이 문제로 작용한데다 금리를 연속적으로 올리지 않는 한은의 성향도 작용했을 것”이라며 “금리를 올린다고 당장 물가가 잡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금리를 올렸을 때 득보다는 실이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