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법 “폭력게임 미성년판매 규제 못한다”

美대법 “폭력게임 미성년판매 규제 못한다”

입력 2011-06-28 00:00
수정 2011-06-28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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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 7, 반대 2로 판결..”동화에도 폭력적 내용 포함”

미국 연방대법원은 27일 폭력성이 짙은 비디오게임을 미성년자에게 판매·대여하는 것을 주(州)정부가 규제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미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미성년자에게 폭력적인 비디오게임을 판매 또는 대여하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 비디오게임 판매·대여업자에게 최고 1천달러의 벌금을 물릴 수 있도록 한 법률을 채택하고 있으나 최근 새크라멘토 소재 제9 순회 항소법원은 수정헌법 제5조를 인용, 캘리포니아주의 해당 법률 조항이 미성년자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이날 9명의 대법관 가운데 찬성 7, 반대 2로 항소법원의 결정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다수의견에 동참한 앤토닌 스칼리아 대법관은 “주정부가 어린이를 위해로부터 보호할 합법적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으나, 이러한 권한에는 어떤 어린이가 위험에 노출될 수 있을 것인지에 관한 판단까지 제한하는 자유재량의 권한이 포함되지는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다.

스칼리아 대법관은 이어 “핸젤과 그레텔, 신데렐라, 백설공주 등과 같은 수많은 동화의 원작에도 폭력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고 지적하면서 “성행위에 관한 묘사와 달리 폭력 행위의 묘사에 어린이들의 접근을 제한하는 전통은 미국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핸젤과 그레텔에는 주인공 아이들이 자신들을 유괴한 인물을 오븐에 밀어 넣어 죽이는 장면이 나오고, 신데렐라에서는 비둘기가 사악한 이복 누이들의 눈을 쪼는 대목이, 백설공주에서는 사악한 왕비가 뜨겁게 달궈진 신발을 신고 죽을 때까지 춤을 추는 장면이 나온다고 스칼리아 대법관은 지적했다.

그러나 반대의견을 낸 클레런스 토머스 대법관은 “어린이의 부모나 보호자들을 통하지 않은 채 미성년자들이 폭력적인 내용을 직접 접하게 하는 것은 언론의 자유에 속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토머스 대법관과 함께 반대의견을 표시한 스티븐 브라이어 대법관도 “13살짜리 어린이가 게임속에서 여자를 묶어놓고 고문하면서 살해하는 내용의 비디오게임을 즐기도록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과 새뮤얼 앨리토 대법관을 비롯한 일부 판사들은 캘리포니아의 해당 법률이 지나치게 포괄적인 규제 내용을 담고 있어 항소법원의 판결이 타당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히고 청소년 보호를 위한 노력을 도외시하고자 한 것은 아니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러한 입장은 캘리포니아 주의회가 좀더 정교하고 구체적인 입법조치를 취할 경우 다시 심리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판결에 대해 비디오게임 업계는 비디오게임이 서적과 영화, 음반 등 여타 표현물들과 동등한 법률적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한 판결이라며 환영했다.

지난해 미국의 비디오게임 시장은 180억달러 규모로 추산되고 있으며, 업계는 폭력성이 짙은 게임에 대해서는 등급을 표시해 부모들에게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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