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외제차 딜러’ 목매는 까닭은?

대기업들 ‘외제차 딜러’ 목매는 까닭은?

입력 2012-02-23 00:00
수정 2012-02-23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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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대기업이 값비싼 외제차 수입에 몰두하는 것은 한 회사가 해마다 최대 5000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500억원대 순이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에 따라 두산이 혼다코리아와 재규어 랜드로버 등 수입차 판매에서 철수를 선언했지만, 코오롱과 효성, GS 등은 ‘따가운 눈총’에도 요지부동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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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들은 외국산 자동차를 직접 수입하지 않고 수입된 자동차의 판매와 사후 서비스 등을 담당하는 판매자(딜러) 역할을 한다. 즉 독일 등에서 자동차를 만드는 BMW가 제조사이고 국내 판매를 총괄하는 직영 BMW코리아가 있다. 그 밑에서 판매 계약을 맺은 대기업이 BMW코리아에서 자동차를 받아 판매하고 정비 등 사후 서비스를 책임지는 구조이다.

1987년부터 BMW를 팔기 시작한 코오롱은 지난해 총 7770여대를 팔았다. 이는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BMW(1만 6798대)의 42%에 이른다. 매출액은 5400여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국산차 수리비보다 5~10배에 이르는 부품값과 수리비 등을 더하면 매출 규모는 더 커진다. 이에 따른 순익은 최소 5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벤츠를 4300여대, 토요타를 1180여대를 팔며 매출 3500억원 이상(추정)을 올렸다. LS네트워크도 토요타 자동차를 950여대 팔면서 475억원 이상(추정)의 매출을 올렸다. GS도 마찬가지다. 토요타의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를 540여대를 팔아 33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코오롱 관계자는 “25년 전 BMW의 공식 딜러로 사업을 시작해 수입차 사업을 정착시킨 측면을 이해해 달라.”면서 “그동안 노력과 투자로 성과를 얻은 것이지, 골목 상권을 뺏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대기업이 수입차 판매한다는 것 자체보다 더 큰 문제는 ‘팔고 나면 나몰라라’ 식의 영업 행태”라면서 “소비자들이 겪는 부실한 AS에 대한 개선과 비싼 부품값을 인하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2012-02-2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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