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경, 中은신처 마련 위해 현지조폭에 3억 줬다

김찬경, 中은신처 마련 위해 현지조폭에 3억 줬다

입력 2012-05-10 00:00
수정 2012-05-10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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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입가경 비리행태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
은행 돈 203억원을 빼돌려 밀항을 시도하다 체포된 김찬경(56·구속)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중국 내 거처 마련을 위해 중국 폭력조직에 3억원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회장은 차명 대출로 2000억원대 리조트를 소유했다는 의혹과 함께 여러 곳에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수천억원을 빼돌린 정황까지 드러나는 등 횡령액이 산더미처럼 불어나고 있다.

대검찰청 산하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은 9일 김 회장이 중국으로 밀항하기 위한 배편과 중국 내 은거지 마련을 대가로 중국 폭력조직에 3억원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합수단은 지난 3일 김 회장이 경기 화성시 궁평항에서 밀항하려다 해경에 체포될 당시 국내 조직폭력배 2명이 함께 있었던 점에 비춰볼 때 한·중 폭력조직 간에 돈이 오갔을 것으로 보고 자금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또 김 회장이 은행 돈 횡령과 밀항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는 대가로 운전기사 최모씨에게 7억원을 건넨 정황을 포착했다. 최씨는 김 회장의 지시로 밀항 직전 우리은행에서 203억원을 인출해 외부로 빼돌리고, 대포 차량으로 김 회장을 궁평항까지 데려다준 인물로 지난 7일 구속됐다. 합수단은 우선 김 회장이 차명으로 세운 SPC 수십 곳에 대출해 준 3000여억원 중에서 1000억원 정도의 불법대출 사실을 확인했다. 나머지 2000억원의 불법성 여부도 따지고 있다.

김 회장은 중견변호사 S씨와 함께 설립한 K사를 통해 충남 아산에 있는 2000억원 상당의 골프리조트를 차명으로 보유해온 사실을 합수단 조사에서 일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단은 아산의 골프리조트를 포함해 김 회장이 차명으로 20여개의 SPC를 세워 1000억원 상당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해 또 다른 리조트를 소유하고 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게다가 국산 명품 가방 업체인 M사에 차명회사를 차려 400억원을 대출하고, 또 다른 차명회사를 통해 100억원을 대출받아 빚을 갚는 등 추가 횡령 사실도 밝혀졌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의 횡령 규모는 앞서 드러난 480억원과 고가의 미술품을 대여해 150여억원을 불법으로 대출받은 금액 등을 모두 합하면 5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합수단은 또 솔로몬저축은행 임석(50) 회장이 외국 선적의 선박을 사들이며 실제 지불 가격보다 부풀려 장부상에 기록하는 수법으로 100여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단은 이날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아 한국저축은행 지점 3~4곳을 압수수색했다. 한편 합수단은 지난해 한 감정평가법인에 100억원대 불법대출을 알선한 대가로 5000만원을 받은 한주저축은행 여신팀장 이모씨를 이날 구속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2012-05-1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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