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렉시트’ 운명의 날 D-2] “유로 약소국 한 곳만 이탈해도 유럽은행 자산가치 58% 날아가”

[‘그렉시트’ 운명의 날 D-2] “유로 약소국 한 곳만 이탈해도 유럽은행 자산가치 58% 날아가”

입력 2012-06-15 00:00
수정 2012-06-15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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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디트스위스銀 경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서 약소국 하나만 떨어져 나가도 유럽 은행의 자산가치가 반토막 난다.”

스위스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13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유로존 역내 약소국 가운데 어느 한 나라라도 이탈하게 되면 유럽 은행 자산의 58% 수준인 3700억 유로(약 542조원)가 날아가 버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CS는 보고서에서 재정 위기국인 그리스·아일랜드·이탈리아·포르투갈·스페인 가운데 어느 한 나라라도 유로존에서 제명되면 유럽 대형은행이 버티기 어렵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들 위기국이 잔류한다 해도 대외 충격에 취약한 구조상 역내 은행권에 1조 3000억 유로가량의 자금조달시장이 경색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전체 여신 규모의 약 10%에 해당된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도 유로존이 무너질 경우 2조 유로의 여신 감축을 예상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CS 보고서는 그리스의 유로화 포기(그렉시트)와 역내 다른 약소국들의 후속 이탈, 그리고 은행들이 ‘자국 먼저’를 본격화하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분석했다며 이들 세 개 시나리오가 동시에 발생하는 최악의 상황에서는 유럽 은행에 최대 4700억 유로가 투입돼야 한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이어 영국 은행이 유로 은행보다는 상대적으로 충격이 덜하겠지만 결코 안전하다고는 볼 수 없으며 유로존 붕괴 시 바클레이스는 370억 유로,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은 260억 유로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CS는 그리스만 이탈하면 유럽 은행의 손실이 시가총액의 5%가량에 그칠 것이라면서 이때 프랑스 은행과 투자은행이 가장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개별적으로는 프랑스 협동조합은행 크레디트아그리콜의 충격이 가장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의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도 그렉시트에 따른 충격 정도를 분석하면서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로 직접적인 충격은 크지 않겠지만 그리스가 자국 통화인 드라크마로 회귀하면서 미치게 될 간접적인 파장은 큰 문제”라고 경고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2012-06-1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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