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탓에 농산물 가격 ‘고공행진’ 지속전기료 인상, 장마 등은 불안요인
지표상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농산물 등 일부 서민생활 밀접품목의 고공행진은 멈추지 않고 있다.특히 다가오는 장마와 정부의 전기요금 인상계획, 국제원자재가격 불안정성은 앞으로 물가에 불안요인이 될 전망이다.
◇채소 1년 전보다 20% 급등…먹거리 여전히 ‘빨간불’
2일 통계청의 6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채소와 과일 등 신선식품 물가는 지난해 6월보다 11% 오르며 5월의 13.9%에 이어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이어갔다.
신선식품 가운데 채소는 전년 동월보다 19.8% 올라 가격상승폭이 20%에 육박했다. 극심한 가뭄 탓에 파(84.7%), 배추(65.9%), 양파(45.2%) 등 채소류 가운데 서민이 가장 즐겨 찾는 품목의 가격이 1년 전과 비교해 많이 뛰었다.
돼지고기는 1년 전보다는 16.1% 떨어졌지만, 전달보다 17.6% 뛰어 체감상 오름폭이 컸다.
6월 지역난방비 요금 인상과 경기·인천의 시내버스료 인상 등으로 전기수도가스가격도 1년 전보다 4.2% 올라 소비자물가상승률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옷값도 뛰었다. 신상품 효과 등으로 운동복 가격이 전달보다 13.6%나 뛰면서 섬유제품 가격의 전년 같은 달 대비 상승률은 5.2%를 기록했다.
6월에 집세는 1년 전보다 4.3% 오르고 전달보다도 0.3% 상승했다. 전세가 5.1% 오르면서 높은 오름폭을 유지한 탓이다. 다만, 집세의 전년동월대비 상승률은 지난 2월 5.0%에서 5월 4.5%, 6월 4.3%로 점차 둔화하고 있다.
체감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개인서비스 요금은 안정적인 모습이다.
외식비는 전년 동월보다 0.7% 오르는데 그쳤고, 외식을 제외한 개인서비스요금은 0,2%의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류 가격은 전달보다 2.6% 하락했고 전년 같은 달 대비 상승폭도 5월의 7.1%보다 꺾인 5.1% 증가에 그쳤다.
◇수요측 압력 낮지만 안심 일러…하반기에도 안정 주력
정부는 향후 물가 여건 중 수요측면의 압력은 유럽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둔화 등의 여파로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반적인 소비자 물가가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해서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공급 측면에서는 이란 제재로 인한 유가급등 가능성과 국제곡물가격 불안 등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당장 정부는 전력소비 성수기를 맞아 이번 달에 전기요금을 평균 4% 안팎으로 올리는 방안도 저울질하고 있다.
최근 이어진 극심한 가뭄과 앞으로 다가올 장마 등으로 농산물 가격이 계속 오를 가능성이 있고, 밀가루 등 국제곡물 가격이 엘니뇨와 가뭄 등 기상이변에 따라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물가에는 리스크 요인이다.
장기적으로 중국이 앞으로 농산물 수출국에서 수입국으로 전환돼 국제농산물 가격을 견인하는 만큼 중장기 대비책도 필요한 상황이다.
일반 시민은 여전히 정부의 중점과제로 물가안정을 꼽는 등 물가가 민심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기 때문에 정부도 물가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유가와 원자재 등 공급 측 요인에서 불확실성이 있지만 당분간 지금의 물가 안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하반기에도 서민 생활과 물가안정을 위한 노력을 강도 높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