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망보다 감사하며 난관 극복”
미국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는 가난, 성폭행, 그로 인한 출산 등 어린 시절의 불행을 ‘감사일기’를 쓰면서 이겨냈다고 고백해 세인들에게 깊은 깨달음을 준 것으로 유명하다.그녀의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국내에서도 감사일기가 유행이다. 경기불황의 그림자가 더 짙어지면서 사회 전반에 비판보다는 치유와 위로가 힘이 된다는 ‘힐링’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올 들어 소비침체와 ‘의무휴업’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대형마트 업체에서도 ‘매일 일기를 쓰듯 감사할 거리를 찾아 쓰라.’며 직원들을 위해 ‘감사노트’를 직접 제작해 화제다.
25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이 회사는 감사노트 2500권을 제작, 임직원들에게 배포했다. 휴대하기 간편한 일반 다이어리 크기에 빨강, 초록 등 총 5종의 색깔로 만들어진 감사노트는 한 장당 16줄로 채워져 있다. 표지를 넘기면 ‘범사에 감사하라’는 성경 구절이 제일 처음 나온다.
각 장 상단에는 ‘행복한 나를 만드는 습관’이라는 문구가, 하단에는 감사 주제의 한 줄짜리 국내외 격언이 들어 있다. 하루 최소한 10개씩 ‘감사쓰기’를 권하고 있는데 이해를 돕기 위해 쓰는 법과 예시까지 곁들여져 있다.
감사일기 쓰기는 노병용 대표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노 대표는 해외 출장길에 감사일기와 관련된 서적을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책을 읽은 뒤 문자로 가족과 지인들에게 짧은 감사인사를 전했는데, 돌아온 반응이 남달라서 기쁨과 놀람을 동시에 느꼈다고 한다.
‘감사의 효능’에 대해 제대로 체험한 그는 얼마 전 월례회의에서 “요즘처럼 힘들 때 원망과 불만보다는 감사가 힘이 된다.”며 다같이 감사일기를 써 보자고 제안했다. 그가 이날 감사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 감사노트 첫 장에 담겨 있다.
당초 의무적으로 감사일기 숙제가 주어진 팀장급 이상 임직원에게만 감사노트가 배포됐으나 일반 사원들 사이에서도 뜻밖의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원하는 직원들이 많아 감사노트를 추가로 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2012-07-26 2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