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간 ‘펀드몰아주기’ 여전히 심각하다

계열사간 ‘펀드몰아주기’ 여전히 심각하다

입력 2012-09-07 00:00
수정 2012-09-07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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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변화없으면 테마검사 검토”

금융당국이 계열사 간 펀드 몰아주기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각종 정책을 쏟아내고 금융당국 수장까지 나서 자제를 당부했지만 허사다.

금융당국은 제도 개선책이 효과를 내지 못하면 별도의 ‘테마검사’를 실시하거나 새로운 제도 개선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7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7월 펀드 판매사 상위 10곳의 계열사 판매 비중은 평균 55.5%에 달했다.

이 비중은 금융당국이 ‘펀드 판매시장 선진화 방안’을 발표한 작년 12월 55.1%에서 올해 1월 55.0%로 소폭 줄었다가 5월 56.0%로 다시 커졌고 6월 55.7%, 7월 55.5%로 의미 있는 변화가 없는 상태다.

특히 금융당국이 7월 계열 자산운용사 펀드를 판매한 직원에게 인사고과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관행을 전면 금지하고 계열사 펀드를 차별적으로 우대하는 행위를 불건전 영업행위로 규제한다는 밝혔지만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미래에셋증권의 계열 펀드사 판매 비중은 77.7%에 달했고 신한은행 70.5%, 농협은행 61.2%, 삼성증권 59.3%, 기업은행 56.9%, 국민은행 52.5%, 하나은행 50.9%, 한국투자증권 48.0%, 하나대투증권 39.7%, 우리은행 38.6% 등이었다. 11위인 미래에셋생명은 계열사 판매 비중이 92.6%에 달했다.

이중 은행들은 작년 12월과 비교해 비중이 오히려 더 늘었다.

국민은행 3.1%포인트, 하나은행 3.0%포인트, 우리은행 3.1%포인트, 농협은행 2.3%포인트, 기업은행 1.7%포인트 각각 증가했다.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등 증권사들은 대체로 줄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지주로 묶여 있다 보니 계열사 실적이 결국 자기 회사 실적이라는 생각이 강한 것 같다”며 “팔이 안으로 굽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과점적 판매구조를 형성하는 펀드 몰아주기는 건전한 시장경쟁을 해치고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로 지적된다.

금융당국은 7월 제도 개선안이 발표됐기 때문에 7~8월 두달 정도는 수치 변화를 지켜본 뒤 향후 방침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8월 수치까지 나오려면 10월 중순은 돼야 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종합 판매망을 가진 금융상품에 대해서는 미스터리쇼핑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며 “우선 펀드는 두달 정도 수치 효과를 확인해 보고 이후에도 변화가 없으면 테마검사나 다른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애초 펀드 선진화 방안 논의 과정에서 방카슈랑스와 같은 법적 규제가 방안으로 제시됐지만 우선 시장 기능에 맡긴다는 목소리가 커 채택되진 않았다.

소위 ‘방카룰’은 한 은행 점포에서 특정 보험사의 판매 비중이 25%를 넘지 못하도록 비율을 규제하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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