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구 남현동 부지에 대형마트 개설 등록…상인들 “기만 행위” 반발
홈플러스가 신규 점포 확장 자제를 공언한 직후 새 점포를 내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12일 유통업계와 서울 관악구청 등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달 23일 관악구청에 ‘대규모 점포 개설등록 신청서’를 제출했다.
새 점포는 관악구 남현동에 있는 지하 5층·지상 3층 규모의 대형마트 점포로 준공예정일은 내년 9월이다.
특히 홈플러스가 신청서를 제출한 날은 대형마트들이 “자발적으로 신규 출점을 자제하겠다”고 발표한 바로 다음날이어서 중소 상인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홈플러스를 포함한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 대표는 지난달 22일 지식경제부 주도로 ‘유통산업발전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하고 “중소 유통업계와 지자체와의 상생 방안이 나오기 전에는 확장을 최대한 자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부 상인들은 “자발적 출점 자제를 약속하자마자 신규 매장을 확장하는 것은 기만행위”라며 반발했다.
관악구청의 한 관계자는 “신청서를 받기만 했을 뿐 아직 허가하지는 않았다”며 “인근에 전통시장인 인헌시장이 있지만 1㎞이상 떨어져 있어 규정을 어긴 것은 아니다. 다만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면밀한 검토를 거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국상인단체연합회 등 소상공인 단체들은 항의 집회 신고를 내는 등 반발수위를 높이고 있다.
상인연합회는 대형마트가 들어오면 인헌시장 상인들은 물론 인근 자영업자들도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면서 소상공인과의 상생이라는 사회 분위기를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인연합회 신근식 대형마트·SSM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처럼 홈플러스가 약속을 바로 저버린 상황에서 상인들이 대형마트를 신뢰할 수는 없다. 협의회의 실효성까지 의심되는 상황”이라며 “온 힘을 다해 점포 개장을 저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측은 남현동 새 점포는 오래전부터 계획했던 사안으로 ‘신규 출점’으로 볼 수는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홈플러스의 한 관계자는 “2008년 6월 부지를 마련했으며 올해 1월부터 이미 건물 공사에 착수, 현재 터파기 공사가 30% 가량 진행됐다”며 “개점 계획을 미리 발표하지만 않았을 뿐 갑자기 새 점포를 늘리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협의회를 통해 논의하는 ‘출점 자제’ 역시 이미 투자가 이뤄진 경우에는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출점자제’ 발표 바로 다음날 등록신청을 한 것에 대해서는 “애초 지난달 17일 신청하기로 하고 구청을 찾았으나 ‘개점까지 시간 여유가 있으니 다음에 오라’는 얘기를 듣고 23일에 간 것”이라며 “의도한 것이 절대 아니다”고 했다.
대형마트가 없는 서울의 자치구는 종로구, 서대문구, 동작구, 관악구 네 곳 뿐이어서 관악구 주민들도 오히려 입점을 반기는 분위기라고 홈플러스측은 전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홈플러스가 상인들의 반발에 부딪혀 합정점 개점을 연기하고 있는데 이어 이번 점포 개설도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