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격차 OECD 회원국 최고
‘무자식 상팔자’가 아니라 ‘무자식 고임금’의 시대다. 자녀가 있고 없고에 따른 여성 근로자 간의 임금격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이탈리아는 자녀가 있으면 임금 수준이 오히려 자녀가 없을 때보다 더 높아져 우리나라와 대조를 보였다. 우리나라 다음으로 자녀 유무에 따라 임금 격차가 큰 나라는 아일랜드(31.4% 포인트), 룩셈부르크(24.5% 포인트), 캐나다(22.6% 포인트) 등이었다.
OECD는 이 같은 ‘여여’(女女) 간 임금 격차의 원인으로 ▲치솟는 육아 비용 ▲보육 시설에 대한 낮은 접근성 ▲지나치게 많은 세금 등을 지목했다. ‘일하는 엄마’와 남자 간의 임금 격차는 일본이 가장 컸다. 남자의 39.1%밖에 못 받는다. 우리나라는 2위(54.2%)였다. 보고서는 “급격한 고령화 진전 속에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끌어올리려면 정부가 일하는 엄마들에게 좀 더 편리한 보육 시스템과 유리한 세금체계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OECD는 특히 한국의 경우 ▲장시간 근로 ▲퇴근 후 회식문화 ▲연공서열에 따른 승진과 임금체계 등의 직장문화가 일하는 여성들에게 불이익을 준다고 지적했다. 홍성태 상지대 사회학과 교수는 “결혼과 함께 퇴사를 강요하는 문화가 근절돼야 한다.”면서 “퇴사 후 재취업이 안 돼 비정규직이나 파트타임을 전전하다 보니 임금이 줄어들고 이는 다시 가계 빈곤과 출산율 하락의 악순환을 야기한다.”고 꼬집었다. 우리나라는 남녀 간 단순 임금격차도 OECD 최고 수준이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2012-12-19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