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계열사에 퇴직연금 몰아주기 심각

대기업 계열사에 퇴직연금 몰아주기 심각

입력 2013-01-31 00:00
수정 2013-01-31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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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첫 공시… 롯데손보·HMC투자證 90% 웃돌아

대기업의 금융계열사 퇴직연금 몰아주기 실태가 처음으로 드러났다. 롯데손해보험 등 일부 금융회사들의 계열사 물량 비중은 90%를 웃돌았다.

30일 금융감독원의 퇴직연금 비교공시에 따르면 계열사를 제외한 일반 고객(기타 가입자)을 대상으로 한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신한은행이 6조 960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국민은행(6조 863억원)과 우리은행(5조 2223억원)이 2,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국정감사 때 대기업의 금융계열사 퇴직연금 몰아주기가 문제가 되자 금감원은 지난해 4분기 실적부터 적립금 규모를 계열사와 ‘기타 가입자’로 구분해 공시했다. 이 같은 방식의 공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4위는 삼성생명으로, 기타 가입자 적립금 규모가 4조 8169억원이었다. 하지만 계열사 물량을 더하면 9조 5923억원으로 전체 적립금 1위다. 2위인 신한은행(6조 2632억원)과 3조 3000억원가량 차이가 난다.

전체 적립금에서 계열사 물량 비중은 대기업 금융계열사들에서 두드러지게 높았다. 롯데손보는 퇴직연금 적립금 7163억원 가운데 계열사 물량이 93.9%로 가장 높았다. 현대차계열인 HMC투자증권은 계열사 적립금이 4조 1045억원으로 전체 적립금의 91%를 차지했다.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81.9%)이 뒤를 이었고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생명(49.8%), 삼성화재(44.4%)가 각각 4, 5위를 기록했다.

반면 신한은행(2.7%), 국민은행(1.1%), 우리은행(0.9%), 기업은행(0.3%) 등 은행권의 계열사 물량 비중은 한 자릿수에 그쳐 대기업 금융계열사와 대조를 보였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13-01-3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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