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말기암환자 10명 중 4명꼴로 항암식품이나 명상 등의 보완대체요법을 쓰고 있지만 정작 생존율에는 차이가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대학교암병원 암통합케어센터 윤영호 교수팀은 2005~2006년 전국 12개 병원에서 말기암으로 판정 받은 48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2%(202명)가 보완대체요법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보완대체요법 중에는 아로마나 비타민, 건강기능식품 등의 생물학적 요법(84.2%)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요가와 명상 등의 심신요법(18.3%), 한약이나 침술 등의 대체요법(12.9%)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보완대체요법을 받는 환자그룹과 받지 않는 그룹으로 나눠 이들의 생존율을 비교한 결과 보완대체요법을 받은 그룹은 평균 76일, 받지 않는 그룹은 평균 67일로 양 그룹 사이에 유의성 있는 차이가 없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환자들의 삶의 질도 임상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며, 오히려 인지기능과 피로도는 보완대체요법을 받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더 악화됐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보완의료를 이용하는 환자들이 더 심한 수준의 심리적 고통을 겪는다는 단서가 될 뿐 아니라 이 때문에 이들의 삶의 질이 감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윤영호 교수는 “보완대체요법이 말기암환자에게는 생존율에 긍정적 영향을 주지 못했다”면서 “말기암환자에게는 보완대체요법보다 가능한 빠른 시기에 완화의료를 적용함으로써 전인적인 돌봄을 우선적으로 제공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종양 연보(Annals of Oncology) 2월호에 발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