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만에 증기발생기 ‘이상’
지난 10일 재가동을 시작한 고리원전 4호기가 4일 만에 또다시 발전 정지에 들어가면서 부실 정비 논란이 일고 있다. 고리 4호기는 지난 1월 30일부터 63일간 가동을 중단한 채 계획예방정비를 받고 지난 3일 발전을 재개했지만 다음 날인 4일 고장으로 정지됐었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고리에 있는 고리원전의 모습. 고리원전은 6기 중 4기가 1970~1980년대에 지어진 노후 원전으로 대규모 시설 교체 비용과 잦은 고장 등으로 지난해 203억원 첫 적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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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는 증기 발생기 이상 신호로 14일 발전을 정지한 고리원전 4호기의 원자로와 터빈 냉각 속도에 차이가 있어 냉각수를 추가로 주입했다고 밝혔다. 원자로(1차 측)와 증기가 발생하는 터빈(2차 측)이 같은 속도로 냉각돼야 하는데 2차 측 냉각이 더 빨리 진행되는 바람에 안전 주입 신호가 발생한 것이다.
1986년 4월 상업운전을 시작한 고리 4호기(100만㎾)는 27년이 지난 노후 원전으로, 최근 위조 부품 사용 논란이 인 데다가 이번 고장으로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또 수명연장 논란으로 월성 1호기, 영광 2, 3호기와 울진 4호기는 추가 정비 등으로 멈춰 있고 이달에만 고리 1호기와 신고리 1호기 등 5기의 원전이 계획예방정비에 돌입하는 등 모두 9기의 원전이 가동을 멈춘다. 또 다음 달(고리 2호기, 신고리 2호기) 2기가 정비에 들어간다. 예정대로 15일 영광 2호기가 가동되더라도 5월에는 최대 10기가 전력생산을 못한다.
따라서 이상 고온 등으로 갑자기 냉방기 가동이 늘면 전력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수원 관계자는 “증기 발생기에서 감지된 미세한 신호지만 안전한 원전 운영을 위해 발전 정지했다”면서 “계획예방정비 등으로 10기 안팎의 원전이 멈추지만 대부분이 예정된 것이라 전력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2013-04-1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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